올해 들어 산지 쌀값 하락세가 급격히 심화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산지 쌀값은 대부분 3월을 기점으로 수확철까지 상승세를 타는게 일반적이지만 올해 들어서는 3월은 물론 4월까지도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3일 거창 함양·산청등 경남도 내 일선농협에 따르면 80kg 기준 산지 쌀값이 1월 16만5천원,2월 16만4천원으로 하락했고, 3월에도 16만4천원선을 밑돌다 4월에는 16만3천원으로 하락했다는 것. 지난해만도 산지 쌀값은 1~3월 3개월 동안 16만9천원선을 꾸준히 유지했다.
이처럼 올해 들어 산지 쌀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지속적인 쌀 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쌀 작황이 좋아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지 미곡처리장에는 올초부터 주문이 꾸준히 줄어들고 수요처들의 저가 납품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올해 수입쌀 시판을 앞두고 쌀값 하락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함양·거창 산청 등 도내 미곡처리장에는 올해 들어 예년에 비해 판매량이 10~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은 미곡처리장들에 대해 쌀값 지지를 위해 당분간 쌀 출하를 자제해 줄 것을 권유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미곡처리장들은 금융비용과 추가손실 우려 등으로 무조건 물량을 보관해 둘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 같은 대책이 쌀값 안정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한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