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야 친구야, 우리 참 오랜만이다. 너 요새 소설도 읽고 하나 오짜노?
머선 소설 말이고, 소설은 쓰는 거 아이가? 쓰거나 읽거나 간에 인자 돋보기 끼고 눈 찡거리 가미 쪼매마 읽으마 골이 지끈지끈~하다
나는 요새 돋보기 끼고 소설 읽는다 아이가, 불면증 치료제가 책 아이가? 한 바닥 읽어 내리가마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뭔~ 책인데 재미 있더나?
야, 고구려라꼬 역사소설인데 눈꼽째기 더 찌기 전에 좀 읽어 볼라꼬
그래 너 지성인 아이가? 입 좀 열어 봐라
다 아는 이야기지만 지내온 역사는 전쟁을 잘 치러야 나라가 살더라 아이가?
말이라꼬? 칼이고 창이고 휘둘러 가~ 이기야지
그기 주로 남정네들의 속성 아이가, 치고 들이받고 이기야 되고…
그래 총칼 들고 전쟁이라면 남성들의 전유물이지 그런데 고구려가 어째 됐다꼬?
심심할낀데 너도 읽어 봐여
나는 책 하고는 담 쌓은지 오래다. 늙었다 인자
봉께로 왕이라꼬 다 같은 왕이 아이더라
그때는 오짜든지 남의 땅 따묵기를 잘 해야 되는 거 아닌감?
그케 말이라. 고사유라꼬 고국원왕 있제, 그 왕은 백성들이 제일의 왕으로 치더라
와 오째했노? 막 퍼다 줏다 카더나?
전쟁 일바씨서 땅 따묵기 하는 거 보담 백성이 핀한지 그기 우선이라꼬
맞나? 공돈 싫어하는 사람 없겠지마는, 요새 우리 백성들은 댓가없이 퍼 주는 걸 억~씨기 좋아 하더라 맞제
그렁께, 일 할 능력이 되는데도 논다이 한다 안 카나, 공짜복지에 중독이 돼 갖고? 그 덕분에 일하는 청년들은 박탈감 온다꼬 캐 쌌더라. 근데 와 이리 이야기가 빗나가노? 소설이야기 해봐라
흥분하지 마라. 긍께 그 왕은 핑생 갑옷을 안 입었다케
그런가? 전쟁이 무섭거나 소심해서 그런 건 아이구?
전쟁을 치르자마 백성들이 다치고 궁핍해진께 갑옷을 멀리 했단다
맞네, 백성들은 징집 당하제, 몰수 당하제, 목숨은 뒷전이고 초토화 된다 아이가? 어질고 현명한 임금 맞네. 인자는 힘 빼고 전쟁하마 안 된다. 문화 경제적으로다가 야금야금 파 묵어야지 안 글나?
글씨 그것도 틀린 말은 아이네. 지도자의 역량에 따라 마이 달라지겠지…
야, 그나저나 요새는 오디오 북이라꼬 눈감고 들으마 되는 책 있더라
그라마 책을 귀로 읽는기가? 그 차암~
그래, 늙으이들 좋은 세상 아이가, 비릉박에 칠하지 말고 건강하기 목숨 부지 하거라
인자 한물갔다. 책 피마 눈앞에 초파리 어른거리서 글자 똑띠기 안 보인다
그케, 뒷방 늙으이 소리 들을라? 그래도 사십 여덟장 짜리 동양화 공부 할 때는 눈이 반짝거리제?
그렇기를… 맨날 동양화 공부만 하고 있을 수도 엄꼬, 야동만 보기도 그렇고 꼴에 지성인이라꼬 소설을 귀로 읽어보까?
우리네 사는 것도 다르지 않네. 소리 엄는 전쟁~ 꼭 피 흘리는 것만 전쟁이가?
글씨, 잘 하고 있제?
공짜가 넘치난께 서로 뜯어 묵을라꼬 난리도 아이다
다 베리났다. 입만 열었다 카마 이름 붙이가 퍼 주기 바뿌다. 지끼가 내끼가?
아이고 그케, 주인 엄는 배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