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마 인자 날이 쌍그레지니 서글퍼질라 카네

 여보, 그기 뭔~ 소리고? 와 서글퍼진단 말이고?

 순동아, 말끼 몬 알아 듣겠나? 찬바람 나니 맴도 찬바람이 난다꼬…

 남편이라꼬 옆에 있어도 그렇단 말이가?

 남편도 남의 편 같애 가~

 내가 잘 해 주잖아 어째야 되노 그라마?

 낸들 아나? 으스스 낙엽 질라카마 그런 걸 오짜노?

 여자들이란 참 알다가도 모르것다

 그게 여자가 와 나오노? 남여 뚜디리 뭉치서 사람이라 캐라

 아이고 잘 몬 했소. 사람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것다 됐나?

 흐흐, 웃고 말지요. 파리 모기가 기승을 부리가 때리 잡아쌍께 모기가 하는 말, 니 새끼 콧구멍에 콧물 흐를 날도 얼매 안 남았다 카디만~ 시절은 몬 속인다

 우리도 인자 가을로 가는 나이가?

 가을로 간다꼬?

 아! 은행잎 물들라 카네. 아! 내 맘도 물들라 카네

 가을이라~ 쌍으로 노랗게 물들어 보까?

 너도 들고 나도 들고 흘러가는 세상 시절 따라 물들어 보자

 여보야, 시인 났네. 어젯밤 자다가 잠꼬대를 했나, 와 시를 읊고 난리고?

 순동아이~ 너는 이 좋은 가을에 누구나 시인이 되는 거 모르나?

 여자들 감성을 누가 따라 가것노? 근데 아무리 연하남이지만 와 자꾸 남편 이름을 불러싸? 

 부르디 말디, 또 여자가? 나 같이 몬 살것다. 감성이 있기를 하나? 올 킹받네

 여보야, 정신 채리라. 누가 너를 돌봐 준다꼬? 셀프케어 해라. 내가 내 맘 알지 누가 내 맘 알겠노?

 내가 내 맘 케어 할 줄 알마 킹받것나 이 사람아

 그건 그렇다 마는 남편이 몰라 주이 답답하단 말이제?

 글치, 그래 나와야지

 그라마 요새 핫한 금쪽상담소 오박사한테 물어 보까? 속이 시원하게 뚫릴란가?

 오박사가 우리 만날 겨를이 어데 있다꼬?

 아니 이왕 사는 거 즐겁고 재미있게 살 방법이 있으마 그것도 좋잖아, ‘결혼지옥’ 이라꼬 테레비에 하데. 그거 출연 신청해 보자

 아이고 동네망신도 모지라서 방송에 나가 전국망신 시킬 일 있나? 내비두소 고마

 아이라 캉께, 지난번에 빼빼부부 상담 하는 거 보이 조목조목 짚어서 정리를 해 주더라 

 빼빼부부가 뭔데?

 이십년 동안 살빼 & 못빼 부부라꼬 빼빼부부라 카데. 사연은 우리하고 다르지만~ 이럴 때 방송도 타 보고 좋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