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는 좋은것도 나쁜것도 없고 깨끗한 것도 더러운것도 없기에 취할 것도 버릴 것도 없을것이라 하겠다.
모든 존재는 그 존재만의 고정된 가치가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우리 생각과 필요에 따라 그 가치가 그때 그때 정해질 뿐이라고 생각한다.
‘약이다, 독이다’하는 것도 마찬가지 일일 것이기 때문에...
사람 몸에 제일 좋은 약은 무엇이고, 사람몸에 가장 해가 되는 독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인삼은 약이라고 하고 아편은 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삼과 아편에는 각각 어떤 성분이 있어서 약이 되고 독이 되는 것일까?
우리 몸은 각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 어떤 한 가지라도 원소가 부족하면 병이 나게 되고 다시 그 원소가 보충되면 건강을 되찾게 될 것이라 하겠다.
그럴 때 그 부족한 원소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요소가 약이 될 것이다.
반면 우리 몸에 어떤 요소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와서 몸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그때 그 요소는 독이 될 것이다. 이렇듯 그 어떤 요소가 본래부터 약인 것도 아니고 독인 것도 아니란 뜻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약이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할 것이다.
마치 배고픈 사람에게 한 그릇의 밥은 약이 되지만 배부른 사람에게는 그 한 그릇의 밥이 독이 되는 이치와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사물이나 사건이 지금 나에게 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 사람이 다 좋다고 해도 나에게는 아무쓸모 없는 것일 수도 있고 세상 사람들이 다 쓸모없다고 버려도 나에게는 꼭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좋다고 취하는 것도 아니고 나쁘다고 버리는 것도 아니다. 깨끗하다고 취하는 것도 아니고 더럽다고 버리는 것도 아니다. 존재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고 더러운 것도 깨끗한 것도 없기에 취할 것도 버릴 것도 없다는 것이라 하겠다. 여기에 존재로부터의 자유가 있다는 뜻과 같다. 사람들은 경계에 따라 각가지 생각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생각이 마치 객관적 사실인 양 착각하고는 그 모양에 집착하게 될 것이다. 괴로움은 바로 이 전도몽상(轉倒夢想)에서 비롯된다. 현실 그 자체가 괴로움이 되거나 두려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일게다. 내가 다만 착각을 일으켜 괴로워하고 두려워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내가 지금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데도 삶이 괴롭고 힘들다면 전도몽상의 삶을 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지혜의 눈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본다면 모든 괴로움을 여윌수 있고 일체의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을 확연히 알면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난다는 말이다. 존재로부터 진정 자유로운 사람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라 하겠다.
<박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