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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토록 길을 양보해도 백보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평생토록 밭두렁을 양보해도 한 마지기를 잃지 않을 것이다. - 소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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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지 않은 것을 애태우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을 기뻐하는 자가 현명한 사람이다. - 에픽테토스 -

 

 

'[붓가는대로] 명성이란 본시 허무한 것'
[2017-11-22]

 

조석으로 茶를 들며 담소하는 笑樂堂 노전아우가 내게 읽어보라며 두루마리를 쥐어준다. 어느 책에서 필사한 연암 박지원이 홍대용에게 초야에 묻혀서 보낸 서간이었다. 형님의 텅 비운 마음이 연암과 진배없기에 옳거니 이거다 싶어「붓 가는대로」에 옮겨 보란 청을 감히 들어주면서 연암의 “세 가지 명제”를 다시금 음미해 본다.
그의 편지내용인즉 아우와 평소 교유가 넓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덕을 헤아리고 지위를 비교하여 모두 벗으로 하여야 할 터인즉 그러나 벗으로 삼아야 할 만 한 사람 중에는 명성을 추구하고 권세에 달라붙는 혐의가 없지 않았었다.
벗은 보이지 아니하고 보이는 것은 다만 명성과 이익과 권세였을 따름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황해도 금천의 연암협곡으로 도피해 있으니 머리 깍지 않은 비구승이요, 아내 둔 행각승 처지나 매한가지라.
산이 높고 물이 깊으니 명성 따위를 어디에 쓰겠는가! 이런바 걸핏하면 곧 비방을 당하지만 명성 또한 따라 온 다라고 한 것도 헛된말에 지나지 않는다. 겨우 한 치의 명성만 얻어도 한자의 비방이 따르곤 한다. 명성을 좋아하는 사람은 늙어가면서 저절로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나도 허황된 명성을 연모하여 문장을 표절하고 화려하게 꾸며서 예찬을 잠시 받곤 했었다. 그렇게 해서 얻은 명성이란 겨우 송곳 끝만 한데 쌓인 비방은 산더미 같았다. 늘 한밤중에 스스로 반성하느라 입에서 신물이 날 지경이었다. 명성과 실정의 사이에서 스스로 깎아내리기에도 겨를이 없었다. 더구나 감히 이른바 이익과 권세라는 것도 일찍이 그 길에 발을 들여놓아 보았으나 대개의 사람들이 모두 남의 것을 가져다 제 것으로 만들 생각만하지 제 것을 더러 내서 남에게 보태주겠다는 일은 본적이 없었다.
명성이란 본시 허무한 것이요, 사람들이 그 값을 지불하는 것도 아니어서 혹은 쉽게 서로 주어버리는 수도 있지만 실질적인 이익과 실질적인 권세에 이르면 어찌 선뜻 자기 것을 양보해서 남에게 주려고 하겠는가. 그 길로 바삐 달려가는 사람들은 흔히 앞으로 엎어지고 뒤로 자빠지는 꼴을 보기마련이다. 한갓 스스로 기름을 가까이 했다가 옷만 더럽힌 셈이다. 이 역시 이해득실을 따지는 비열한 논리라 하겠지만 사실은 분명히 이와 같다.
또한 진작 형에게 이런 경계를 받은 일이 있어서 이익과 권세의 이 두 길을 피한지가 하마 십년은 된 것 같다. 내가 명성, 이익, 권세에 달라붙는 이 세 가지 벗을 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눈을 밝게 뜨고 이른바 참다운 벗을 사귀기란 확실히 어렵다고 보았다. 그러나 어찌 정말로 과연 한사람의 벗도 없기야 하겠는가. 어떤 일은 당했을 때 잘 깨우쳐 준다면 비록 멧돼지를 기르는 천인이라도 진실로 나의 좋은 벗이요, 의로운 일을 보고 충고해 준다면 비록 나무꾼 아이라도 역시나의 좋은 벗으로 족하다 할 것이다. 이를 들어 생각하면 내가 과연 이 세상에서 벗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돼지를 기르는 것은 손님과 주인이 만나서 예를 다하는 대열에 둘 수는 없는 것이니 고금을 더듬어 볼 때 어찌 마음이 답답하지 있을까 보냐.
박지원은 이 편지에서 벗을 사귀는데 버려야 할 세 가지의 명제를 제시하였다. 첫째 명성이고, 둘째는 이익이며, 셋째는 권세를 버리고서야 진정한 벗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사실 명성이나 권세는 매우 유동적이라서 영원을 보장할 수없는 것 들이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는 모두 허무한 것이라고 단정 하였다. -박지원이 홍대용에게 보낸 편지에서-
「림부륙의 붓 가는대로」r200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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