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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今不及古(금불급고)'
[2019-01-10]

 

금불급고란 지금이 옛날만 못 한 까닭이란 말이다. 근세 홍콩의 저명한 서화 수장가 진인수陳仁濤1906-1968 가 「금궤론화 金匱論畵」에 쓴 내용이다.
지금 그림이 옛날만 못한 원인을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림에서 지금이 옛날에 미치지 못하는 今不及古는 무엇 때문인가? 옛 사람은 생활이 간소하고 질박해서 먹고 살 도리를 구해야 하는 급박함이나 세상에 이름을 떨치려는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일생동안 기예를 익혀 오랜 후에는 절로 신묘한 조화를 두루 갖추게 된다. 반면에 지금은 물질의 유혹에 빠져 생활에 급급해 입치레를 오직 그림에만 의존하려든다. 그러기에 조잡하기 그지없는 거장의 그림을 베낀 모사품을 마구 양산하면서 이발소그림이라는 천시야유 조의 신조어를 낳아 유행한 적이 있기도 하다. 이쯤 되면 알만한 것이 그 어찌 훌륭하기를 바라겠는가.
하물며 이와 같은 상업의 시대를 맞이하여 온갖 것이 다 선전광고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되었다. 화가 또한 그 방법을 답습해서 다투어 헛된 명성을 뽐내 겉만 번지르르 할뿐 실속다움이 없다. 예술의 타락이 더더욱 심화하니 통단하지 않을 수 없다.
고가에 그림 팔 궁리만 하는 화가, 하라는 연구는 안하고 정치판이나 기웃 거리는 대학교수, 어떻게 해야 남이 나를 알아줄까 하는 안달난 장인匠人 모두 다 민만悶懣한 풍경들이다. 생존을 위한 일에는 기쁨이 사라진다. 좋아서하고,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할 때 보상은 저절로 따르게 마련이다. 설사 보상이 끝내 없더라도 내면에 쌓인 기쁨만으로도 그 길을 기꺼이 갈 수가 있다. 세상에 어디 그림만 그렇겠는가? 학문도 그렇고, 예술도 그렇고, 온갖 일들이 다들 그러하다.
예능에 뛰어난 모모가수의 예처럼 그의 가요에 대한 재능은 톱 가수로서의 영화를 누리기에 족 했으련만, 그림까지 간 것이 재앙을 재촉했을 뿐더러 그러면 잔재주 꾼에 불과하단 것을 미처 모른 것 같아 못 내 아쉬웠다.
일류화백이 되기까진 만권의 서책을 읽고서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그려야 한다고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이는 인성은 물론지적인 철학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함을 넌지시 지적 했음이다.
천년 후에 공정한 마음과 밝은 안목을 가진 자가 나타나 그들에 관한 남은 기록을 가지고 그들의 마음과 뜻을 추출하여 은미(隱微 뜻이나 생각 따위가 겉으로 들어나지 않음)한 것을 드러내고 감추어진 것을 천명闡明(의지나 각오 따위를 드러내 밝힘)함으로써 “썩은 뼈로 하여금 빛을 밝게 하고 침통한 영혼으로 하여금 떨치고 일어나게 하는 일”이 어찌 한둘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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