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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처럼 자기의 지혜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자야말로 가장 현명한 자이다. - 플라톤 -
탐욕스러운 자는 재산이 쌓이지 않으면 근심하고, 교만한 사람은 권세가 늘어나지 않으면 슬퍼한다. - 장자 -
약속은 태산처럼 해 놓고 실천은 두더지 둔덕 만큼 한다. - C.H.스퍼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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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가게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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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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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숙
일 년 이십사절기 중 세 번째 경칩(驚蟄)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기지개를 켠다
사람들은 고로쇠 물에 나물집을 찾아
삼삼오오 몰려 다닌다
저녁나절 가게로 걸음을 옮겼는데 전등은 꺼져있다.
웬일일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순동은 하루 내 딴 전을 피우다가 어둑발이 들자
출입문을 열었지만 요지부동이다.
‘에이, 일부러 인자 왔구먼 오데로 갔담?’
고로쇠 물을 한 통 들고 투덜거리며
행여나 과수댁이 올까 이리저리 서성댄다
‘어이, 순동이 거게 뭐 하는감?’
이웃집 형님은 흘낏 순동을 보고는 뒷짐을 지고 ‘에헴’ 하면서 지나친다
‘아이고 이 여편네 참, 쯔쯧’
순동은 그만 얼굴이 붉그락 푸르락 한다
그러다가 그 물을 문 앞에 놓아두고 가 버린다.
다정히 앉아 물도 마시고
은행도 같이 구워 먹으면서 알콩달콩 사랑을 확인 하려고 했더니만
오늘은 다 글렀네
순동은 컴컴한 방 안에서 멍하니 잠이 오질 않아
천정만 바라보고 누워 이 생각 저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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