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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토록 길을 양보해도 백보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평생토록 밭두렁을 양보해도 한 마지기를 잃지 않을 것이다. - 소학 -
많이 웃는 자는 행복하고, 많이 우는 자는 불행하다. - 쇼펜하우어 -
천재의 램프는 인생의 램프보다 빨리 탄다. - 독일의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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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가게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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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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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희
봄에게 밀려가는 추위는 억지를 내고 있는지
동장군은 기세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과실 꽃들은 얼어서 제 구실을 할지 걱정이다
순동은 굴삭기로 어느 집 논배미를 합병하는 일을 하다 말고
새참 시간이라 가게 문을 벌컥 열었다.
‘깜짝이야!’
과수댁은 인기척 없이 문을 열어 제치는 순동이가 버르장머리 없어 보였다.
‘문 좀 살살 열지… 호래이를 잡아 묵었나? 원’
가재미눈을 하고는 바라본다.
‘니 뭐하다 오는 길이고?’
‘논바닥에 일하다 오는 길 아잉기요. 내가 궁금은 하요?’
마침 과수댁은 씨래기국을 끓이던 참이었다.
속마음을 너스레로 감추며
‘봄답지 않게 날도 춥은데 발길 잘했구만, 어여 와서 따시게 한 그릇 묵고 가. 국이 맛있게 끓여졌네’
순동은 국에다 밥을 한 술 놓아 후루룩 퍼 먹고는
‘누님, 잘 묵었소. 나도 이런 마누래 있으마 얼매나 좋겠노?’
손을 털털 털면서 한마디 던지고는 낯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힌다.
‘찌랄 내가 이 나씨에 남정네 뒤치다꺼리 하게 생겼나 꿈 깨라’
과수댁은 전혀 마음 동하지 않은 척 구시렁 댄다.
‘그래 숫총각인지 장개는 한 번 들어야 할낀데…’
한편,
경로당에는 노인들이 둘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운다.
뒷집에 사는 밍동띠기는 아파서 빙원에 가고
용동띠기는 서울 아들네 집에 댕기로 가고
본동띠기는 미느리랑 한바탕 했다네 하면서…
‘에이고 나 들마 노인이 좀 누그러져야지 미느리 이겨서 뭐 할라꼬? 그래야 집구석이 편치’
⁂ 본명 백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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