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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태산처럼 해 놓고 실천은 두더지 둔덕 만큼 한다. - C.H.스퍼전 -

 

 

'(나들가게 40)~기회포착~'
[2024-02-05]

 

백인숙

언니야, 인자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 썰렁 하데이. 세월이 오찌 이리 빠르노 그자. 시간이 가로질러가나
난 가을을 타나봐. 스산하게 바람 불기 시작하만 어쩐지 쓸쓸하다. 허파에 바람이 드는지? 무시 바람든거 맹키로, 아무짝에도 못쓴다 카던데 바람들마…
오! 외로운 천사여!
가을은 너를 닮았구나
나의 쓸쓸함을 채워 줄
그리운 마음 폭풍처럼 꼭 안아 줄
님은 어디에 있는지

언니야, 짱이다. 우리 온니가 온제부텀 시인이 되셨남?
야, 내가 이래 뵈도 학창시절에는 날맀다 아이가? 시만 썼다카믄 국어샘이 비렁빡에 떡하니 걸어 놨었다.
그러키나?
니는 몰랐제? 내가 오째 놀다보이께 잘 몬 걸리가 발목 잽히서 농태꾼한테 시집 오는 바람에 자외선에 농약에 스트레스에 찌들어서 그렇지 속은 여리여리 말랑말랑 청순가련이다.
레알? 언니야, 난 언니의 멋진 모습 첨 봤네.
사람 볼 줄 모르네. 너 아직 멀었다.
하하, 거죽이 하도 빡쎄서 속도 그런 줄 알았지. 언니 지금껏 그랬지만, 나랑은 찰떡궁합, 맞제?.
그나저나 니 맘에 든다카이 나도 기분이 째진다만, 온제 나이는 이러코롬 먹었는지 가는 세월이 아습을 뿐이다.
언니야, 그 머시냐… 사인머시켓인가 시퍼런 포도 있제. 와 씨도 엄꼬 달달하고 연한 거 안있나? 오늘따라 언니가 그 맛처럼 느껴지네.
하모, 영감 할마이들 좋아하는 거 그거 말이제?
그래 맞다. 비싸다 아이가. 아직 사묵기는 쪼매 비싸더라. 머 하기사 요새 채소고 과일이고 안 비싼기 어데 있디. 농민들 노고를 생각하마 그래는 주고 사 묵어야 되지만도 그기 농민들 주무이로 다 들어가나 오데
그나저나 야야~ 그 사인머시켓 있제, 그거 그래도 아직은 흔하지는 않잖아? 식이네가 농사 안 짓나? 메칠 전에 도둑맞았다 카더라
맞나 언니야? 얼매나 묵고 싶었으마 그랬으꼬?
묵고 싶어서 그랬겠나? 따다가 돈 할라꼬 팔아 묵었는 갑지. 반을 다 따갔다는데…
옴마야! 우째 그런일이?
그건 아이지, 주인도 농사 짓는다꼬 태풍에 비에 자나깨나 밭에 나가 노심초사 했을낀데 말이라. 호래이는 오데가서 굶고 있는지, 복장 터진다
언니야, 뭣이든가 먼저 본 놈이 임자다. 애먼 돈도 먼저 집어 묵는 놈이 임자다
그렁께 말이다. 아는 놈은 집어 묵고 모르는 놈은 몰라서 몬 집어 묵고, 세상이 그렇더라
기회를 잘 노리야 되것네. 아빠찬스니 엄마찬스니 요새 시끄럽더라 아이가. 찬스를 잘 잡아라. 머니머니 해도 머니도 최고지만, 그기 최고다. 사람 사는 기 다 그런 거 아이가?
순간포착, 순발력 중요 하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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