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 죽음에 맞선 삶'
[2018-07-11]

 

죽음에 맞선다는 것은 즉 죽음에 정면도전하겠다는 말이 된다. 나이 든 노인들이 죽고 싶단 말을 늘 입에 달고 살다시피 한다. 이는 기실 더 살고 싶다는 내면의 욕구를 거꾸로 표출 한 것이려니 여긴다. 나 또한 중 병을 알아 그 격정적 감정을 술로 달랜 적이 있음이다. 술이란 일종의 마약 같아서 삽시간에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어 좋다. 내게 술이란 간절한 염원이자기원 같은 거다. 해서海恕라!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 너그럽게 용서할 마음의 채비가 채 안 되어 죽을 때 죽더라도 한순간이나마 두루뭉술하게 넘기긴 술보다 더한 묘책이 없음에서다.
일전에 대구병원에 갔다가 짬을 내 교보문고에 들려 서가에 진열된 이해인 수녀의 『기다리는 행복』이라는 책이 맘에 쏠렸다. 첫 장을 펴자 죽음에 정면 대적하는 내게 전하는 전갈이랄까!
<죽음을 잊고 살다가>란 詩 중에 -
매일 조금씩/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죽음을 잊고 살다가 // 누군가의 임종소식에 접하면/ 그를 깊이 알지 못해도/ 가슴속엔 오래도록/ 찬바람이 분다// 가을도 아닌데/ 가슴속에 오래도록/ 찬바람이 분다
오 유월 뙤약볕에 가슴시린 詩句가 내 가슴을 저미는 듯하다. 죽음이란 예측을 불허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준비를 해둔다는 것이 내가 받은 진 빚을 다 갚는 것일 게다. 갚아야할 마음의 빚이 많아서 멍에를 짊어진 것 같다. ‘다 쓰고 죽는다는 것’ 엔 물론 돈도 포함되겠지만 내 몸에 성한 장기를 불우한 환우에게 기증하잔 뜻에 선뜻 응해준 후배가형님! 싱싱하고 좋은 장기를 기부할 테면 술을 끊으란, 간곡한 제안에 옳거니 찬동 했다. 그래서 난 주점을 찾던 발길을 돌리는 회수 가 부쩍 잦아들었다.
내게서 다 쓴다는 의미는 뜻밖무심결에 이뤄진 팔자소관이련 해선지 마음에 껄끄럽다거나 한 점 죄책감 같은 후회는 없다. 굳이 베풀고서 되돌려 받은 응분의대가라면 선친 애국지사 維堂林有棟은 대전 국립현충원 애국지사묘역에 안장영면 하시곤. 차남 저 豚虎 扶陸 이 같은 현충원 국군장교묘역에 묻힐 영광을 나라에서 유공자증서로 약조 했다. 역대왕가묘역王家墓域의 왕손처럼 같은 국립현충원에 2代 부자父子가 한데 안장安葬되기란 자못 드문 예다. 林門(임가 姓을가진씨족)의 광영光榮을 자아자찬自我自讚 함이로다.

-성철<스님공부노트>중에서-
“공부가운데 가장 큰 공부는 남의 허물을 뒤집어쓰는 것이다” 라 했다. 남의 허물을 덮어쓰고 살기란 참기 어려운 힘든 고역이다. 하지만 난 반평생을 어렵사리 고뇌하며 인내한 지탱하기 힘든 남모른 슬픔도 맛보았다. 그래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다툼도 우기면 저주기일 수다. 하여 남의 허물까지 뒤집어쓸 수 있는 사랑과, 포용과, 용기를 가진 난 행복한사람이다. ‘다 쓰고 죽자’ 는 이 말을 주책없이 씨불이며 호방한 나 돈호(豚虎배부른 호랑이)는 인생역정人生歷程의 그 순리의 길을 따르련다.
일상에 남들보다 먼저지갑 열기를 실행하는 것 또한 ‘다 쓰고 죽겠다’는 것을 염두에 둔 탓이 맡다. 그래선지 나보다 쩐錢 에 헤픈 이를 보질 못 했다. 선뜻 셈을 쌈박하게 해 짜다거나 낯가죽 두껍다는 뒷소릴 들을 소지가 아예 없다. ‘다 쓰고 죽자’라는 방편(바라밀波羅蜜 보시布施)은 죽음에 맞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길로 여긴다.
벼슬을 저마다 하면 농부 될 이 뉘 있으며/ 의원이 병 고치면 북망산이 저러하랴/ 아이야 잔 가득 부어라 내 뜻대로 하리라 -조선시대 초야에 숨어사는 은자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림부륙의 붓 가는 대로 r200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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