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君,師,父 일체라!'
[2018-07-19]

 

고전에 조명시리(朝名市利)란 말이 있다.
즉 명성을 얻으려면 조정(朝廷)네서 놀고 이득을 얻으려면 市장바닥에서 논다고 이 첨지가 八十노구를 이끌고 장바닥 노상청과 앞엘 앉아있으면 지나가는 장꾼들께서 이 난세를 이겨내는 비결을, 삶의 지혜를 엿볼수 있다.
하루는 60대쯤 된 한무리 여인들이 지나치면서 힐껏 날 보더니 “아여, 저사람 우리 女高때 영어선생 아닌가”하니 그 중 몸이 깍지통 같은 뚱뚱한 여인 왈 “맞네, 저거 와카노, 이 여름 염천에 장갑도 끼고 옷은 두둑두둑 기워입은 백결의(百結衣)에 검정 고모신은 싣곤, 치매왔구나”하면서 눈을 칩뜨보면서 지나쳐 버린다.
참 듣기에 황당했지만 허나 그들이 세상보는 눈이 실상 그대로 인걸 내가 불평할리 없지만 길거리 나서보면 행시주육(行尸走肉)이라 골빈 고깃덩어리들이 많다.
옛말에 군사부(君師父)일체라고 임금과 스승과 아벗님은 동격시 한다고 그중 스승과는 같이 걷되 일곱발 뒤에 서서 스승의 그림자도 아니 밟는다고 거칠척사영부도(去七尺師影不蹈)라 하였고 비둘기도 어미가 앉는 가지에서 세가지 밑에 앉는다고 父子不데同석이라 했는데 만물지 영장 인간이 특히 은사께 이렇게 무례할 수 가 있을까?
그제는 사제지간도 아닌데 한 여인이 내게 다가오더니 “아니 선생님이 이 난전 장바닥에 앉아서 뭘 하세요”하며 벗지를 한통 사주며 잡수시란다.
그녀는 얼굴이 양귀비 꽃처럼 하도 예뻐서 내가 그녀를 “말하는 꽃 해어화(解語花)”라고 불러주었더니 그만 부끄럽다고 달아났는데 과일점 주인 왈 “그녀는 종로 뚜레쥬르 Pan(빵)집 주인”이라하여 “나도 한번 대접을 해야겠다 적선지가(積善之家)는 필유경(必有慶)이라 했질 않은가?”

-주필 신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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