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소리)이채 시(詩)'
[2019-04-11]

 

오늘은 이채 시인의 시 3편을 소개합니다.

○ 인생 칠십이면
인생 칠십이면 가히 무심이로다
흐르는 물은 내 세월 같고
부는 바람은 내 마음 같고
저무는 해는 내 모습 같으니
어찌 늙어보지 않고 늙음을 말 하는가

육신이 칠십이면 무엇인들 성 하리오
둥근 돌이 우연일 리 없고
오랜 나무가 공연할 리 없고
지는 낙엽이 온전할 리 없으니
어찌 늙어보지 않고 삶을 논 하는가

인생 칠십이면 가히 천심이로다
세상사 모질고 인생사 거칠어도
내 품안에 떠가는 구름들아
누구를 탓하고 무엇을 탐 하리오

그곳이 먼 듯 하여도 천리만리 먼 듯 하여도
마지막 눈 감으면
영혼의 날개 달고 단숨에 닿는 그곳
누가 하늘을 멀다고 하는가

○ 눈물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비가 산과 들을 가려서 내리고
바람이 나무와 풀을 가려서 불던가
바위틈 작은 풀꽃에도 비는 내리고
갈대밭 풀벌레 소리에도 바람은 다녀가네

풍랑이 치고 해일이 일다가도
파아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면
제 가슴 쓸어안고 고요해지는 바다여
살다보면 누구나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울어야 할 때가 있다

고난 없는 삶을 바라지 마라
고난은 견딜 수 있을 만큼 주어지는 아픔이고
보람은 견뎌낸 만큼 얻어지는 기쁨이다
오늘이 내 몸이 수고스러워야 내일 내 마음이 풍요롭거늘
무엇이든 쉽게 구하려 들지 마라

눈물 없는 삶을 바라지 마라 울지 않고는 태어날 수 없듯
울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 하루를 사는데도 걱정이 많거늘
한평생 사는 데야 말해서 무엇 하리

○ 늙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늙어 보았느냐 나는 젊어 보았다
젊어 보고 늙어보니 청춘은 간밤의 꿈결 같은데
황혼은 어느새 잠깐 이더라

지금 젊고 아직 늙지 않은 사람들아
인생이란 반복이 없고 연습 또한 없으니
세월이 유수라고 시간을 물 쓰듯 낭비하지 마라
오용과 남용이 삶을 망치고 나태와 추태가 사람을 망치더라

지금 젊어도 언젠가 늙을 사람들아
효도도 보고 배우는 것이니 좋은 것, 맛있는 것 있으면
자식 보다 부모 먼저 건네어라 사람도 나무와 같아
뿌리를 섬겨야 잎이 무성 하리

늙은 것도 서러운데
늙어가는 것보다 더 서러운 것은 늙었다고 외면하고
늙었다고 업신여기고 늙었다고 귀찮아 함이더라
세상 천지에 늙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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