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평론)목련꽃 단상(短想)'
[2019-05-16]

 

한왕서래(寒往暑來)라 찬 서리도 가고 따스한 봄기운이 감도니 울안 목련꽃이 만발했다. 居昌은 고도가 높고 山이 많아 목련이 필 때 꼭 한차례 추위가 닥쳐와 “봄이 와도 봄 온것 같지 않다”는 春來不似春이란 말이 실감 난다. 금년 4월에도 거창지방은 영하2도에 눈이 펄펄 날려 정원엔 꽃잎이 백설처럼 떨어져있다. 봄의 전령사(傳令使) 白목련은 봄을 가장 먼저 迎접한다고 영춘화(迎春花)라 부르고 자(紫)목련은 봄의 끝자락에서 핀다고 망춘화(亡春花)라 한단다. “목련”하면 김순애 작曲의 노래가 입에서 맴돈다.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참 木月은 詩仙이다 그는 1940년 일본서 英文學을 전공한 <향수>의 작가 정지용의 추천을 받아 등단을 하면서 김소월, 김영랑을 잇는 한국 詩단에 향토적 서정을 그려낸 詩人으로 각광을 받았다. 필자는 특히 木月의 詩중에 “잠이 오질 않는 밤이 많타, 이른 새벽에 깨어 울곤 했다, 나이는 들수록 세상엔 한이 많고 허무한 것이 또한 많타, 먼 산마루 한그루 수목처럼 잠잠히 앉았을뿐 눈물이 기도처럼 흐른다”는 詩를 머릿속에 각인하곤 삶이 고달프고 암담할땐 종종 읊조리곤 한단다. 위 詩는 필자가 문학도(文學徒)의 길에서 만난 한 女大生이 내게 추천한 詩라서다. 필자가 釜山 美공보원 앞 영국국교 성공회를 다닐 때 4월 어느 날 교회 앞 너머로 목련꽃이 눈부시게 피어 있어 한 가지를 꺽으 려는 순간 “꽃 꺽지마세요”하며 방긋이 웃는 아가씨를 보곤 고만 홍당무가 되었다. 그녀와 난 知己之友 사이였었다. 내가 영주洞서 전차를 타면 그녀는 대청洞서 타고와 종종 차안서 만났던 釜女高 출신에 釜大국문과를 다니는 李ㅁㅎㅈ 아닌가? 나는 그녀를 戀慕 했었다. 근 2년간 전차를 타고 다니면서 文學徒의 앞날이 얼마나 험난한가를 담소하며 위안을 주고받아서다. 居昌이 어디쯤인가 시골을 동경,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녀는 2학년을 마친후 결혼을 했다는 소식 외 알 길이 없었다. 고로 晝想夜夢이라 목련꽃만 보면 시공을 초월하여 그녀를 만난다. 위 노래말속에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고한 구절은 사랑의 정곡을 찌르는 의미심장한 뜻이 있다. 베르테르는 롯데를 짝사랑한 나머지 자살을 했다는 독일 文豪 괴데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속 주인공이다. 그의 10월 19일자 일기장엔 롯데에게 이렇게 쓰곤 자살을 했단다. Alas ! The Void ! The Fearful Void Which I Feel In My Bosom! Sometimes I Think If I Could Only Once, Once Press Her To My Heart This Dreadful Void Would Be Filled 아! 공허함이여 내 가슴속에 사무치는 이 무서운 공허여! 나는 때때로 생각 하네 단지 한번, 오직 한번만이라도 그녀를 내 가슴속에 꼭 껴안아 봤으면 이 무서운 공허는 채워지련만! 나폴레옹이 이탈리아 원정시 알프스산맥 戰場의 언덕을 찢는 포성이 울리고 목전엔 병사들이 축축 죽어 나갈때 공포감을 잊으려고 이 책을 포켓에서 꺼내어 읽고는 두려움을 잠재우며 베르테르에 동정을 했다한다. 재작년엔 독일 헌책방에서 원서로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을 한권 구입 장서(藏書)로 꽂아 두었다. 목련꽃은 항상 북쪽을 향해 핀다고 북향화(北向花)라고도 하는데 목련도 베르테르처럼 폐부를 찌르는 슬픈 사연이 있다. 옛날 옛적 하늘나라 옥황상제에겐 재색(才色)을 겸비한 딸이 하나 있었단다. 이 공주가 북극 바다 海神을 사모하여 왕궁도 박차곤 그를 찾아 갔으나 海神은 아내가 있는 몸, 질투심이 강한 그의 아내로부터 구박을 받고는 바다에 투신자살을 했다. 이를 불쌍히 여긴 바다神은 공주를 양지녁에 묻어주곤 사악한 아내를 죽여선 공주 옆에 묻으니 그녀는 자(紫)색 목련으로 피어나고 공주는 “연모(戀慕)”라는 이름으로 항시 북쪽을 향해 白목련으로 化身되어 피어나 짝사랑에 우는 고독한 사람들을 위로한단다.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은 처렴상정(處染常淨)이라 흙탕물속에서 피어나도 제 몸을 더럽히지 않는다고 스님들이 愛植을 하는데 연못에서 피면 수련(睡蓮)이요 나무에서 피면 木련이라고 한다. 자연계 생명체중 식물성 꽃은 매년 똑 같은 꽃으로 피어난다고 歲歲年年 花相似라고 하나 인간은 한번 죽어지면 重生이니 부활이니 하지만 다 허사(虛辭)라 年年歲歲 人不同하니 인간세간이 제행무상(諸行無常)이로다. 세상만물은 다 무시무종(無始無終)하고 윤회전생(輪回轉生)으로 生死를 반복하나 우리들 인생은 극락, 천당엘 갔다 하면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엽서 한 장 띄우는 者 없으니 그곳이 정영 長生不死하는 살기 좋은 곳 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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