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소리)허세(虛勢)'
[2019-11-21]

 

중국 위(魏)나라 왕(王) 문후(文侯)가 전설적인 명의(名醫) 편작(扁鵲)에게
물었다.
“그대 형제들은 모두 의술에 정통하다 들었는데 누구의 의술이 가장 뛰어 난가?”
편작이 솔직하게 답 했다.
“맏형이 으뜸이고, 둘째 형이 그 다음이며, 제가 가장 부족 합니다.” 그러자 문왕이 의아해 하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자네의 명성이 가장 높은 것인가?”
편작이 말했다. “맏형은 모든 병을 미리 예방하며 발병의 근원을 제거해 버립니다. 환자가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표정과 음색으로 이미 그 환자에게 닥쳐올 큰 병을 알고 미리 치료 합니다. 그러므로 환자는 맏형이 자신의 큰 병을 치료해 주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됩니다. 그래서 최고의 진단과 처방으로 고통도 없이 가장 수월하게 환자의 목숨을 구해 주지만 명의로 세상에 이름을 내지 못 했습니다. 이에 비해 둘째 형은 병이 나타나는 초기에 치료합니다. 아직 병이 깊지 않은 단계에서 치료 하므로 그 대로 두었으면 목숨을 앗아 갈 큰 병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걸 환자들은 눈치 채지 못합니다. 그래서 환자들은 둘째형이 대수롭지 않은 병을 다스렸다고 생각 할 뿐입니다. 그래서 둘째 형도 세상에 이름을 떨치지 못 했습니다. 이에 비해 저는 병세가 아주 위중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병을 치료합니다. 병세가 심각하므로 맥을 짚어보고 침을 놓고 독한 약을 쓰고 피를 뽑아내며 큰 수술을 하는 것을 다들 지켜보게 됩니다.
환자들은 저의 치료행위를 직접 보았으므로 제가 자신들의 큰 병을 고쳐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여 심각한 병을 자주 고치다 보니 저의 의술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잘못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라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많이 알고, 큰 힘을 가진 사람일수록 고개를 숙이는 세상은 아닌 듯싶다. 하나를 주고 열만큼 생색내고 조금 알면 다 아는 줄 알고, 그러나 진실로 속이 꽉 찬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 못해 안달하지 않는다. 짓는 개는 물지 않고 물려는 개는 짖지 않는다고 하듯 대인(大人)은 허세(虛勢)를 부리지 않고 시비(是非)를 걸어 이기려고 하거나, 다투어 싸우고자 하지 않는다. 시끄럽게 떠들고 이기고자 함은 속이 좁은 탓에 빚어지는 허세일 뿐이다. 마음이 넓고 깊은 사람은 알아도 모른 척 하며, 재주를 과시해 자기를 돋보이려 하지 않는다. 위의 편작(扁鵲)의 형제(兄弟)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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