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평론)석류꽃'
[2020-09-24]

 

소년의 오랜 소망으로
긴 긴 동면을 깨곤
어머님 미소 같은
빠 ~알 ~간 석류꽃이
샘 가에 피어 있네요
석류꽃만 보면
고뿔이 들어 기침도 나고
콧물이 줄 줄 흐를 때
석류를 따와 달여서 먹여주던
어머님 약손이 회억 되네요
찌든 가난과 절박한 생활 속에서도
항시 어머님은
내게 웃음을 잃지 않으셨지요
때론 뜨거운 눈물로
눈시울을 적시면서
양아방노(養兒防老)라고
자식만 잘 키우면 늙어서 편하다고
가난에 찌들어도 불평불만 없으시며
“여자 한 평생이 서러운 세상”이라며
세상살이 어렵다고 곱씹던 어머님!
어머님은 나의 신앙
내겐 구세주시라!
매년 새봄이 도래하면
북풍설한 찬바람도 이겨내고
어머님 화신같은 빨간 석류꽃이 피면
다정하고 다감했던
어머님 만나는 착각에 가슴 설레고
향기로운 꽃향기가
어머님의 고소한 젖 냄새 같아
석류꽃 마주보며
엄마, 어머니, 어머님!
천번 만번 불러 봐도 지겹지 않고
따스한 햇살같은 어머님 앙가슴이
지금도 그립습니다

※약손가락(Medical Finger)
감기로 열이 펄펄 나는 아기도 엄마의 손이 닿아 애무를 해주면 그만 열이 내리고
감기가 낫는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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