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 대로) 왕릉 망주석 다람쥐 '
[2022-03-10]

 

왕릉의 석물 중에는 비석 상석 향로 동물을 새긴 기둥 망주과 문인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망주석은 무덤 앞의 양쪽에 세우는 한상의 돌기둥이다. 알밤을 쫓아 기어 올라가는 것과 내려가는 것이 각각 양쪽에 새긴 석조양각은 나라의 무사안녕을 비는 세호細虎 이다. 천天과지地의 복을 가져 다 준다는 민속적 문양이다. 해가 뜨는 동쪽陽의 다람쥐는 위로 올라가고, 해가지는 서쪽陰에서 내려오는 다람쥐를 부와다산의 상징으로 보았다.
『왕릉풍수와 조선역사』 에 의하면 원래 조선 왕릉의 망주 석을 신하와 서민이 따라하여 흉내를 낸 것으로 짐작한다고 했다. 원래 왕 능에 새겨진 세호는 귀여운 다람쥐가 아니라, 거북, 사자, 뱀, 코끼리 등 온갖 동물을 대리석에 양각으로 조각하였다. 망주 석을 풍수에서는 임금이 누운 곳인 능침陵寢의 생김새가 터진 곳으로 뺘져 나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구水口막이 가능케 하는 것이고,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세호를 새기고 그 세호는 모두 상향 즉陽이었다. 그렇듯 원래 세호는 상향운동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장회빈의 묘에서는 한쪽세로 하행陰 하여 음기를 눌러주는 기능을 하고, 중전이 아니라 궁녀 무수리의 아들인 영조의 능도 새호가 하행하고 있다는 것은 하행의 세호가 음의 기운을 누르는 의미가 있다.
그 문중이 첩의 후손이나 여자들이 시끄러운 집안의 표시가 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민중에서는 그저 좋은 게 좋다고 ‘음양의 조화’라고 해석하며 상행을 하는 세호를 새기고 생김새도 다람쥐모양이 되고나니 이왕이면 밤톨 하나씩을 새기게 된 것이 아닐까 짐작하게 된다. 서화가 오세창의 묘에는 포도 열매가 새겨져있다.
저희 집에서는 조부가 냇물이 만나는 가래 울에 세운 덕산정 정자 기둥 높은주춧돌 연꽃문양 다람쥐와 도마뱀을 새긴 양각문양은 후대의 길이 번성함을 기원하는 푯대로 전한 예술적가치가 높은 옛 장인의 작품이다. 아마 당시기둥에 조각을 하다가 그 기둥이 부러진 것을 디딜방아 호박돌이 달아 구멍 난 것과 같이 텍존재 재실 뜰에 두었었다. 관솔불로 불을 밝히던 학동이 공부하던 석등과 같이 도둑이 뿌리 채 뽑아가서 애석하다. 그 기둥 높은 주추 돌 세호 덕분이었을까? 한국전쟁을 통에 저희 집에선 조부를 비롯해 다섯 어른이 같은 그해에 다 돌아가시는 변고를 당했다. 나 혼자 목숨을 부지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을 딛고선 어렵사리 대를 이었다. 거듭 말해 그 세호의 기운을 받았음일까! 예사롭지가 않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그 세호를 전하곤, 전쟁 통에 분하고 억울하게 죽은 넋 선대의 원혼 혼백귀신이 진정 있을 진대! 남의 정자 주춧돌기둥뿌리까지 뽑아간 그 자들이 영화롭게 안녕 우사할 수 있을까? 그자들이 과연 온전히 살아남아 있을지가 궁금하다. 소년죽음이 연이어선 동네가 발칵 뒤집혀 귀신 시끄러워서 용한 점을 친즉 동네 立石에 탈이 났다고 하여 소수문 끝에 찾았다. 죽기직전의 도둑이 앗 뜨거워라하고, 돌려준 예가 북상에서 있었다. 재수 옴 붙어 되는 일이 없을 것이매 천벌을 받아 진즉에 되 졌을 것 같은 섬뜩함을 예방차원에서 치부를 그대로 드러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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