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 대로)뺑소니를 봐주다'
[2022-07-14]

 

일전에 어느 차가 후진하던 내차 뒤 모서리를 들이받고선 서지 않고 도망을 쳤다. 나는 그런 응급상황에선 찰나에 핸들이 돌아가 아슬아슬 빗기어간 사고모면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순간 얼핏 운전경험이부족한 초보운전자일 거란 느낌이 들었다.
교통경찰, 보험회사에 알리면 엄청난 뺑소니사건임을 무시한 채 도주한다는 것은 음주였거나, 여성운전자, 철없는 젊은이가 겁이 나서 우선 내뺀 것으로 짐작하였다. 나는 보험도 잘 들었고, 이 건은 100% 상대 과실로써 블랙박스와 로터리부근 경찰서와 군청에서 운영하는 CC TV를 보면 금방 검거 되겠지만 인내로써 내버려두었다.
아마 고치면 본체를 받아 수리비가 족히 2백만 원은 될 것 같다. 난 운전면허증을 반납할 나이여서 그 차가 박은 상처를 보면서 조심운전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기에 오히려 억지 감사 행을 했다. 평소 차량의 기능상문제 외엔 별로 따지지 않아 청소도 불량하고, 외관이 다소 보기가 실치만, 그냥 놔두고 볼 참이다.
손수운전 어언50여년 국산차가 처음 나왔을 그 무렵엔 잔 고장이 많아 자차 운전자의 차량유지가 매우 힘든 시기였다. 잔꾀를 낸 것이 수입해서 조립한 차는 이름이 국산차이지 부속품이 미제이니까, 고장이 덜 할 것이라는 딴에 약은꾀로 좀 좋은 차를 탔었다. 한데 어느 날 지금강남예술의 전당 길에서 코로나 택시가 내차를 세게 박았다. 그때만 해도 혈기 왕성한 때라 운전을 뭐 그따위로 하냐고, 택시기사 촛대 뼈를 걷어찼다. 기사 왈 물어주면 되지! 왜 때리느냐며, 대들었다. 말다했냐, 한즉 그렇다고 하여, 보험으로 차를 고치는 제도가 없었고, 차 값이 좋은 집 한 채 값과 막 먹던 시절이라. 그 택시 내가 뺐어도, 먹고 살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안 된다며 펄쩍뛰며 기가 팍 죽어 꼬리를 내렸다. 측은하여 이 자식아! 재수 없으니까, 잔말 말고 한 대맞고 마음변하기 전에 어서 꺼지라했다. 매우 고맙다는 표정으로 절을 하곤 쏜살같이 사라지는 것을 보곤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일 이후로 마음 약했던 그 행위를 반백년이 넘도록 간직 되풀이 실행하고 있다. 내가 가해한 차엔 철저히 보상을 해주되, 타인이 내차를 파손한 수리비를 물린 적이 단 한건도 없다는 것에 나 역시 어지간하다 싶다. 금전적 손해는 있으되 잘 한 것인지, 잘 못한 처사인지는 아직도 모른다. 어쨌거나 바보 같은 그편이 훨씬 마음 편하기에 여지 것 50여 년이 넘도록 고집스레 지켜왔다.
그 뺑소니 사고 이틀 전 거창경찰서 교통 과에서 건계 정길 구길 통행사실여부전화가 왔다. 내 앞에서 가던 소형트럭의 사고를 목격했냐는 물음이다. 앞 차를 뒤 따라갔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내차 블랙박스를 보여줄 수 있느냐기에 아예 빼준 적이 있다. 이렇게 꼼짝 마라로 무서운 세상! 도망 처 봐야 이제는 요소요소에 촘촘히 달려있는 도난방지 예방CC TV에 찍히어 부처님 손바닥 안 이라는 것을 실감하곤 적이 놀라워 경악하였다.
SNS에서 뺑소니정보를 검색하다가 인기가수 김흥국이 오토바이를 치고선 도주 후 검거뺑소니 재판을 받아 700만원벌금형을 선고받은 온라인보도기사를 보았다. 그는 가수협회 현 회장이며, 모 사학재단 이사장의 직함을 가진 손꼽히는 사회적 유명 인사로써 선도적 위치에 있는 그가 소형오토이이를 타는 생업에 겨운 소외계층에게 가해하곤 나 몰라라 뺑소니를 친 소인배행실에 격노하였다. 그래서 /딴따라는 어쩔 수 없구나!/ 란 상스런 입속말을 되 뇌이었다. 우리는 사람이 곤란에 처했을 때의 처신을 보곤 그 사람의 그릇이 크다 작다, 를 논하게 된다. 비로소 김흥국의 그릇은 대기만성이 아닌! 풍채와 걸맞지 않게 그의 그릇이 /쪼잔 한 코딱지/라는 것이 들어난 낯 뜨거운 짓거리가 민망해서다.
나는 그날 사고차가 다가와서 미안하단 말 한마디만 했어도 다친 대는 없는 가를 묻곤 각자자기차를 고치자며 선선히 보내주었을 터인즉, 사람을 믿지 못해 서로 대면조차 않고 줄 행낭을 친 못 믿음이 아쉽고 못내 서운했다. 새나라 새 정부가 출범하는 즈음 더욱 번영하는 길로 들자면 국민들 서로간의 신뢰 즉 성숙된 믿음이 쌓여가야 함을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기에 찜 짐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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