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가게30'
[2023-06-22]

 

~행복의 터전~
백서희




부녀회장아, 니 라디오 잘 듣나?
행님, 요새 라디오 듣는 사람이 있디요?
그람 테레비만 보나?
유튜브도 있고 천지가 라디오 뿌담 안 낫디요. 난 통 들을 시간이 없던데 와카요?
야, 들어봐라 재미 있데이. 테레비는 눈으로 화면을 봐야 되지만, 라디오는 들으미 일 해도 되고 들을만 하더라. 그때는 카세트만 있으마 이어폰 꽂아가~ 듣고 안 그랬나, 참 옛날이다.
나도 알지롱. 마이마이 카세트
크크, 젊을 때 대단하다고 착각 속에서 살던 때 아이가, 지끔 생각하마 민지럽기도 하고 오만하기도 했지. 씨가리반 만한 우주 속에서 비비적거리미 우물 안 개구리가 따로 없었다
행님, 인자서 무신? 치이기도 하고 또 치기도 하고 사람 살다 보마 안 그렇던기요 그자. 살아남을라 카이 다 발버둥이지 뭐…
그래 말이다. 살아남아야 된다꼬? 그래야 되나? 비참하다 살아남아야 하다니, 럭셔리 하기 세월 보내야 될낀데 살아남는다 캉께로 쫌 거시기 전투적이다
그라마 말 바꿉시다. 이때껏 잘 살아 남았응께 인자는 럭셔리 하게 늙어 봅시다.
우짜마 그래 되노? 갈치조라 기름 좀 치 보자
라디오 들응께 곱게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이뿌다 카데 행님. 시들어 말라 떨어진 꽃은 안 주워 가도 곱게 물든 단풍잎은 줏어 간다캐요
라디오도 듣기는 하는가베?
듣기를… 밀거이 행님이 물어서 시치미 떼 봤지
야, 우리도 신체 노화는 막을 수가 없지만 곱게 늙어야 되것제?
행님, 말이라꼬?
크크, 늙으마 지갑은 열고 입은 닫아야 된다카데 그라마 되나?
그것도 맞지요. 주저리 주저리 아는체 마이 하마 싫다칸다. 들어주야 되지
또 머시 있더노?
자슥들 재산 물리 주지 말고 집은 징기고 있으라요.
그래, 그거는 맞겠더라. 집 팔아 가 자슥 보태 준다꼬 같이 들어가 후회 막겁인 갑더라.
귀중품도 있으마 유산으로 남기지 말고 살아 있을 때 선물로 주고요. 그래야 고마움이 배가 된다카요.
아이고 마, 나는 줄 기 마이 없다. 고급지기 늙을라 카마 천지삐까리다 우째 다 알겠노? 우리 선에서 할 수 있는 거 하마 되는기지
행님, 아직 살 날이 많소. 천처이 주고 받으마 돼요
우야든둥 마이 베풀고 웃고 맘 핀하기 살마 될꺼 아이가?
맞소 행님
저승 갈 때 꺼정 갈고 닦아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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