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만계영'
[2016-11-17]

 

공자께서 노나라 환공桓公의 사당을 구경한 적이 있다. 사당 안에 의기欹器 즉 한쪽으로 비스듬히 누운 그릇이 놓여있었다. 묘지기에게 물었다. “이건 무슨 그릇인가” 자리 곁에 놓아두었던 그릇 유자지기宥坐之器입니다. 비면 기울고 중간쯤 차면 바르게 서고 가득차면 엎어집니다. 이것으로 경계를 삼으셨습니다. “그러 하오” 제자에게 물을 붓게 하니 그 말과 같았다.
공자께서 탄식하셨다. 가득차고도 엎어지지 않을 물건이 어디 있겠느냐. 제자 자로子路가 물었다. “지만持滿 즉 가득 참을 유지하는데 방법”이 있습니까. “따라내서 덜면 된 다” 더한 방법은요, “높아지면 내려오고 가득차면 비우고 부유하면 검약하고 귀해지면 낮추는 것이지 지혜로워도 어리석은 듯 굴고, 용감하나 겁먹은 듯이 한다. 말을 잘해도 어눌한 듯 하고, 많이 알더라도 조금밖에 모르는 듯이 해야지 이를 두고 덜어내어 끝까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방법을 행할 수 있는 있는 것은 지덕至德을 갖춘 사람이다.
청기와 집에 이르노니! 지만계영持滿戒盈가득찬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가. 持滿이라 넘치는 것을 경계하라. 戒盈이라 더 채우려 들지 말고 덜어내라. 欹器에 관한얘기는 순자荀子 유자宥子편에 처음 보인다. 한영의 <한시외전韓詩外傳>에도 나온다. 원래 이 그릇은 농사에 쓰이는 도구였다. 물을 받기 좋게 되어있다. 물을 받아 무거워지면 기울었던 그릇이 똑바로 선다. 그러다가 물이차면 훌렁 뒤집어지면서 받았던 물을 반대로 쏟아낸다. 마치물레방아 와 염전의 수차바퀴 원리와 비슷하다.
식상하지만 민간인이 국정을 흔든 최순실 얘길 거듭하질 않을 수 없다. 애비가 이름이 일곱 개인 사이비사교邪敎 교주인바 그 2대 교주자리를 넘겨받았다니 그 애비에 그 딸이라면 그 무슨 짓거린들 못할 가보냐 싶다. 물역사교사교필종사도勿逆事敎泌從師導라 하듯 진정한 종교지도자일 진대 아비이자 교주의 가르침을 거스르지 않고, 스승의 인도하심을 쫓아가야 하건만, 그 아비의 천인공노만행을 대물림비선실세 집단으로 표출되어 허탈하기 그지없다.
청와대 우병우 전 비서관 은 소년 등과한 수재로써 천재적 재능의 소유자라는데 그 명석한 두뇌를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발휘했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어떻게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등잔 밑이 어둡다”하나 이원종 전 비설실장 국회증언처럼 왕조시대 내시들이나 할법한 비열한 행위가 문고리삼인방을 위시해 그 들이 감쪽같이 작당하고서도 책임 전가로 일관하는 소인배 작태를 보며 국정을 책임질 함량미달 임이 여실이 들어났다.
지난 토요일 필자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100만 노도怒濤와같은 파민波民의물결속에서 민중의 함성을 들으며 민심의 향방을 읽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라 하듯 겸허한 심사로 국민이 원하는 소리를 경청할 때임에랴?
林扶陸의 붓가는 대로 r200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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