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교훈

작성일: 2004-05-24

사실 따지고 보면 이미 고인이 된 북한의 김일성 혼자서 38선을 만든것도 아니요. 이미 해방 전부터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서 37도냐 39도냐 하는 협상이 있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카스카라테프트 조약이라는 미·일 간의 조약에서 미국이 필립핀을 점령하고, 일본이 한국을 점령해도 서로간 아무 소리 않기로한 비밀 협정이 있었다.
그리고 6.25동란이 발발 하기전 미 군사 고문단 수백명만 남겨놓고 미군이 빠져간 상황에서 미국의 태평양 방위선은 한반도를 포함하지 아니한다는 미 국무장관 에치슨(소위 에치슨 라인)의 발언도 있었다.
지금 미군 장갑차에 압사당한 여중생 추모 촛불시위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생계유지를 걱정하는 기지촌 주변 주민들의 애환이 TV전파를 타고 있다.
한미간의 전통적 우애관계에 익숙해있는 한국인, 특히 보수층에서는 최근 미국의 대한정책에 어떤 변화가 오고있는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주한 미군 기지가 미국의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GPR)은동북아시아 안보축을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한데 따른것으로 향후 주한 미군은 상당병력은 유지하되 다른 국가와 안보협력을 하는 기동군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한미관계를 둘러싼 논란이야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최근들어 각종 매체들을 통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라크 추가파병과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기름을 부은 격이됐다. 하지만 해묵은 숙제 같지만 ‘미국은 과연 한국에 어떤 존재인가?’라는 근본문제에 귀착한다. 이른바 진보진영에선 “전통적 한미 관계를 재 검토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한반도의 미래를 미국의 패권주의 전략하에 무한정 놓아둘수 만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미국적 가치판단에 따른 전쟁에 왜 우리 젊은이들이 피흘리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나온다. 반면에 이른바 보수진영에서는 미우나 고우나 비빌언덕은 미국 뿐이라는 인식하에 보다 더 돈독한 한미관계를 공고히 해야 할것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하지만 미국은 철저히 자신의 국익에 따라 의사 결정을 할 뿐 이라는 점을 양진영 모두 알아야 한다. 우리는 진정한 자주국방이 무엇이며 힘 있는자의 논리가 어떤것인지 냉철히 분석해 보고 우리 나름대로의 안보 체제와 외교 독트린을 구상하고, 미국의 실체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학습이 절실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