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 훌륭한 예언자는 과거
작성일: 2018-03-22
인간은 지상의 동물가운데서 오직 본능이 아닌 이성에 의해 미래를 예측, 예지하는 동물이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라 불린다.
쥐는 30초, 원숭이는 1분밖에 앞일을 내다보지 못 한다. 인간은 어린 아이들도 “몇 밤을 자면 봄 소풍가지.” 라며 손꼽아 앞일을 예견하며 기다린다.
앞일을 예측하지 못함은, 모습은 인간이되 금수와 다를 바 없을 기다.
더욱이 경영자의 경우는 10년, 20년 앞일을 예측하여 중장기 계획이 없이는 결국파멸의 위기를 맞게 된다. 선대의 유산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 까진 좋았다. 약30년 즉 한 世代는 더 앞서나간 경영학사전 적 기법 그 선견력에 의해서 망조가 든 예가 바로 필자이기에 조소를 금치 못함이다. 그렇게 앞일이 어찌 풀릴지를 예견치 못한 서두름이 인간의 탈을 쓴 원숭이와 진배없는 함량미달인 내 꼴을 어슴푸레 비추어 보아설레발 남 앞에 나서길 꺼리게 된 동기가 됐나보다.
즉 인간이 이제까지 개척한 선견예측의 기법은 결국 과거의 연장선에 미래가 있다고 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과학세계에서 외삽법extrapolation이라 해서 미래의 힌트는 반드시 과거 속에 있거나, 과거의 경험지식에서 얻어진다는 것이 인간의 지혜인 것이다.
“과거에 의한 것 외에서 미래를 판단하는 방법을 나는 모른다.”<패트릭 헨리>
“현재는 과거이외의 그 아무것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결과 속에 있는 것은 이미 원인 속에 있었던 것이다.” <밸그송>
옛적부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한난寒暖은 그대를 옥玉으로 만든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란 말처럼 엄동설한 모진 추위와 같은, 실패나 재난 뒤에는 반드시 성공이나 행운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믿음을 가진다.
뒤돌아보면 실패할 때는 반드시 시류나 인심에 반하여 눈이 어두워 소위 통박을 잘못 돌린 탓이련 한다. 그런 역경에 처해 나는 바다에 차로 날아가 빠져죽을 자리를 봐 두었었다. 한데 거푸 시도를 했으나 차를 타고 언덕에서 바다로 날아 들 봐둔 구멍이 보이질 않았다. 후일 천천히 달려봤더니 보이 길래 죽을 운명은 아닌가보다 여겼다. 그렇게 나는 많은 부富를 잃은 후에야, ‘참으로 하고 싶던 일’, 글 쓰는 일에 종사하게 됐다. 그러니까 역경을 딛고 일어섰다는 말이야 말로 내게 쓰일 말인 것 같다. 선대의 선비정신을 대물림해 자부심을 갖게 됨은, 규모는 다르지만 선친이 가시던 그 길에 매진하게 된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 여긴다. 못난 자식이 감히 죽질 않고 가통家統을 이은 것에 자위自慰함이다.
전쟁이나 스포츠에선 내편이 괴로우면 상대편도 괴로운 것이며, 이런 순간을 끝까지 이겨내는 쪽이 승리한다. 여기서 투사로서의 진가가 나타나며 인간의 가치가 정해진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얼음판에 맷돌 굴리는 컬링이라는 경기가 서로 타협하면서 바둑이나 장기처럼 상대보다 큰 수를 쓴다거나, 아니면 포기하거나, 너 죽고 나죽는 ‘논개’의 동반자살 수처럼 문제를 읽는 쌈박한 예측과 훌륭한 파악은 이미 반은 앞이 보이는 것 같은 인생철학이 깃든 그 운동의 묘미가 제법 쏠쏠했다.
림부륙의 붓 가는대로 r2005@daum. 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