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시편] 왜 거기 박 넌출이 보이지 않을까?
작성일: 2018-03-22
왜 거기 박 넌출이 보이지 않을까?
초가집들로 오순도순 했던 대바지 마을
언제부터 박 넌출을 볼 수 없게 되었을까?
가을 햇볕 아래
누런 박이 덩이덩이 초가지붕을 타고 앉았기에
밤이면 카랑카랑 빛나는 별들이
앞 다퉈 쏟아질 듯 안달을 냈다는데…
그 푸근하던 볏짚 지붕이며
항아(姮娥) 같은 둥근 박,
새침한 누이 어딜 가고
이제껏 저 별떨기만 속절없이 반짝인단 말가?
- 신중신 시인
[프로필]
신중신(愼重信)
거창출생 거창고.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1962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시 “내 이렇게 살다가”로 대뷔.
“고전과 생모래의 고뇌” “투창(投槍)” “모독” “카프카의집”
“아름다운 날들” “상현달”등 많은 시집을 발간하였으며, 대한민국 문학상, 한국시협상, 한국 카톨릭문학상, 편운문학상등을 수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