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교 불량 서클

작성일: 2005-03-14

서양의 「근대교육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페스탈로찌는 〔어머니와 어린이〕란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은 혼자 살지도 못하고 세상과 타협하며 더불어 사는 존재인데,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법칙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 ‘믿 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복종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살기 위해 필요한 그 네 가지 마음을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배운다고 말했다.
아내와 남편이 서로 존중하고 대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아내 즉 어머니가 자식을 꾸중할 때 보이는 두 가지 모습으로 비교해 보자, 남편을 존중하는 아내, 즉 현명한 어머니는 “네 잘못을 아버지가 아시면 어떻게 생각하시겠니?”라는 말을 들으면 어머니가 아버지를 존중하는 것을 알게 되고 거기에는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남편을 깔보는 아내, 즉 현명치 못한 어머니는 “하는 짓이 꼭 애비 닮아서 저렇다니까?”식으로 꾸중을 한다.
자식이 못된 아버지를 닮았다는 데,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의 마음이 우러날까. 이런 불손한 태도의 언사는 교육적인 훈계가 될 수 없고 오히려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자식은 어머니가 아버지를 무시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이 반복될 때 자식도 아버지를 따라서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작금 학교 불량서클 ‘일진회’ 사건으로 교육계는 물론 나라 전체가 발칵 뒤집듯 혼란스럽다. ‘일락 카페’에서 청소년들의 성적광란 행위가 도를 넘었다. 정부차원에서 와해시킨다니 때 늦은 감은 있으나 근본책을 세워야 한다.
주변에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을 둔 후배가 있다. 상급학교에 입학하기까지의 공백기에 며칠 간 무단가출을 했다. 집에서 야단칠까 봐 못 들어오고 게임하며 놀았다는 것이다. 부모의 얘기인즉슨 거창에서도 조폭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스카웃 해서 조직원으로 키운다고 했다. 아버지는 행선지를 밝히고 놀아야지 거짓말을 하다보면 양치소년처럼 진작 늑대가 나타나 문제가 생겼을 때 구조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아들에게 타일렀다.
학생의 아버지는 자식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도 표적이 된다며 만약 그러한 징후가 있을 시는 교육을 위해 지체 없이 고향을 뜰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자녀 교육문제 보통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