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弓
작성일: 2005-03-28
활을 궁( 弓)이라 한다. 시위를 당김에 있어 활을 잡은 손은 태산을 밀듯하고, 활줄을 잡은 손은 호랑이 꼬리를 잡은 듯 하라 했다. 아차 하는 순간 호랑이 밥이 되니 최선을 다해야겠고 세상사 원칙대로 돌아가니 궁술, 궁도라 해서 그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손에 활을 잡고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명중시킬 수 없다. 반드시 설 땅을 잡고 지반이 단단한지 점검해야 한다.
인생사도 이와 흡사하여 일을 도모함에 우선 입지조건을 살펴 안전유무를 따져야 한다. 활을 잘 겨냥 해 당겼어도 시운의 바람이 세차게 불거나 맞바람이 분다면 명중키 어렵다.
긴장하여 자세가 굳거나 흐트러져서도 안 된다. 활을 당길 때에는 가장 자연스러운 몸짓과 마음으로 쏘아야 한다.
쏘는 순간을 알만큼 행동이 겉으로 드러나면 안되듯이 일을 도모함에도 몸짓으로 나타내고 말로써 이미 선포해 버린다면 과녁이 이미 자리를 옮긴 것과 같다. 언제 쏘는가를 아무도 모르게 긴장을 풀고서 상대로 하여금 그 의중을 엿보게 해서는 안 된다. 가슴을 비우고 배를 가득 채워 집중해야 한다. 가슴속에 희노애락 감정이 들락거리면 숨결이 거칠어져 명중키 어려우니 고요한 마음으로 배에 힘을 주어 초지일관 집중해야 한다. 아니면 번뇌와 감정 때문에 성취하기 어렵다.
힘을 한꺼번에 모아 써야한다. 힘을 쓰다가 놔버리면 의중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나르는 화살에 힘이 함께 들어가야지 화살을 튕겨버린뒤 화살이 그 힘으로 날아서는 안 된다. 인생사 이와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해 정성을 쏟아도 어려운데 생을 한번 연습하듯 해서는 안 된다.
호랑이 꼬리처럼 전신이 살아있게 힘주어 깊게 쏘아야 한다. 꼬리를 한번 잘못 밟으면 죽게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시위를 당겨야한다. 아니면 호랑이 대신 죽게된다. 생사 갈림길에서 함부로 상대의 가슴에 허튼 소리를 던지겠는가.
말 한마디 실수로 죽게됨을 안다면 말은 물론 행동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있는 힘을 다해 마구 쏘아라. 그러나 모든 것을 정비하여 쏘는 것이 최후의 수단이다. 단 일격에 명중시키는 것이 최상의 궁도이다. 인생사에 연습해보고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는 영원히 없다. 생사를 다투는 시기에 기회가 남아있다고 생각함은 실수의 요체(要諦)다.
박정희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가 우리의 철천지원수(徹天之怨) 인 일본과 수교 시에 위의 집궁원칙(執弓原則)에서 보듯 국경협정의 화살의 시위를 좀 더 신중히 당겼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독도 문제와 같은 암적 國界를 남기지는 않았을것 같아 새삼 국가원수의 책무를 생각케 된다. 그러나 지리학자 김정호의 초기작 청구도와 범박 문중에서 거창 박물관에 기증한 대동여지도를 확인한 바 대마도 독도는 우리땅이 분명했다.
그래서 활쏘기를 弓術이라 하지 않고 弓道라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