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나들이/국민을 위한 대통령 되길…
작성일: 2004-05-31
청와대는 4·5·9·10월 금·토요일에 당일 개별 관람객들을 받고 있다. 20인 이상 단체관람객들은 2주 전에 E메일이나 우편으로 예약하면 4·5·9·10월 금·토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언제든지 관람이 가능하다. 오전 9시50분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타면 청와대 입구까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기자도 관람객들과 함께 셔틀버스를 타고 청와대 관람에 동참했다.
지난달 30일. 경복궁은 청와대 방문을 하려는 수많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경복궁 내 ‘청와대 관람 안내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한 후 무료 입장권을 받아야 입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올라온 노인들, 수학여행 온 학생들, 대학생 커플,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등 순서를 기다리는 이들은 모두 기대감에 들뜬 표정이다.
꽃들이 만발한 주변 경관을 구경하는 사이 버스는 청와대 입구 춘추관 앞에 멈춘다. 버스에서 내린 관람객들은 소지품 검사를 받게 된다. 일일이 가방을 열어보고 몸 수색을 하는 등 마치 공항에서 검열하는 분위기다. 애완동물이나 주류,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고 휴대전화의 전원도 꺼야 한다.
4명의 총무비서실 수행원을 따라 춘추관을 지나 잔디광장 녹지원에 다다르자 대통령 전용 산책길과 실내수영장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3월 25일부터 대통령 전용길을 개방, 일반인도 걸어볼 수 있게 했다.
일제시대 조선총독부 건물이 들어섰던 청와대 본관 옛터인 수궁터, 15만장의 기왓장으로 지붕을 만들었다는 대통령 직무공간인 본관, 지난 78년 박정희 전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건립한 5층 아파트 높이에 달하는 영빈관…. 1시간쯤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청와대 관람 코스로 총 7만6천여평에 달하는 청와대 공간 중 일부분이다.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 집무를 보고 회의를 주재하는 본관 앞까지 개방, 관람객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했고, 주요 진입로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도 철거하는 등 국민을 위한 대통령과 청와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 덕인지 지난 정권에 비해 20% 정도 증가한 하루 평균 3천여명 이상이 청와대를 찾고 있다.
청와대 총무비서실의 강병원 과장(33)은 “노대통령은 관람객들과 마주치면 집무실에서 나와 인사하는가 하면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관람객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직무정지 상태였던 기간동안에는 대통령의 위치를 대변하듯 청와대 관람은 다소 위축된 분위기였다. 청와대측은 종전에는 성인에게는 청와대 그림이 그려진 열쇠고리, 청소년에게는 책갈피, 초등학생에게는 노대통령 내외의 캐릭터가 그려진 입체 마우스패드 등 관람 기념품을 지급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주지 않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한 관람객은 “대통령과 악수도 하고 같이 사진이라도 찍게 될 줄 알았는데 기념품도 못 받으니 아쉽다”고 말했다.
<굿데이 제휴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