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화폐제도와 민주주의

작성일: 2005-05-09

새 은행권 발행이 화두가 되어 5월중에 공식 정부 승인을 얻고 금융 통화 위원회에서 구성을 보완하고 의결하여 확정되면 11월부터 새 은행권인 새돈을 쓸 수 있다고 한다.
내년에 5000원이 발행이 시작되고, 내 후년 상반기 중에는 기타 모든 유형의 은행권이 새로이 변경되고, 1년내에 모든 구 화폐가 새 은행권으로 교체 될 것이다.
아직 확정 되지 않았지만 만원권 색상은 그대로 유지하되 5000원권은 황갈색을 적황색으로, 1000원권은 자색을 청색으로 기존 색상을 바뀌되 지폐에 등장하는 인물은 그대로 유지 할 것으로 밝히고 있다.
러시아의 문호 고골리는 ‘검찰관’이라는 작품속에서 “빳빳한 새 지폐를 손에 쥐면 새로운 행복이 뒤따라 온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선조들은 ‘돈만 있으면 처녀 불알도 산다’거나, “돈이 제갈 양”이라며 돈의 위력을 높이 사기도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가치가 화제 거리가 되며, 일상적으로 ‘배금사상’이라든지 ‘황금 만능주의’라는 화법에 포위당한채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화폐속의 인물들이나 상징물들은 그 나라의 대표성을 띄거나 민족정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지폐에 등장하는 1000원권 이퇴계, 5000원권 이율곡, 만원권 세종대왕은 대한민국과는 거리가 있어 정부수립에 공헌한 인물이 채택되었으면 한다.
미국의 경우 1달러 지폐에 짧은 미국 역사에서 국부로 알려진 워싱턴, 5달러에는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링컨 초상화를 넣었다.
민주주의 국가로 대내외적으로 널리 위세를 떨치고 있는 미국의 워싱턴이나 링컨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 역사적 위인이라는 특면과 대중적으로 폭넓은 사랑도 동시에 받는 인물임을 말없이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비 민주적인 정치적 위계질서가 화폐속에서도 나타난다. 만원권에 세종대왕, 5천원권에 퇴계보다 벼슬이 높았던 이율곡, 천원권인 벼슬이 가장 낮은 퇴계이다.
유교적 권위와 직위고하에 따른 지폐등급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이다. 왕조·주자학 인물의 대표 이런 부분으로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한국의 얼, 한국적 정신의 상징으로는 의미가 맞지 않는 것이다.
지폐의 색깔과 크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대한민국의 역사적 발전을 위해 헌신한 인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자랑할 수 있는 인물이 새 화폐에 등장해야 할때가 아닌가 본다. 화폐의 인물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당연히 의미가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