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가게 67 ~사람 사는 곳 다른데 있나?~ 백인숙
작성일: 2025-05-27
와! 이기 머꼬, 액자가?
흐흐 이거요? 한지를 구겨서 만든 작품이지요
문양이 고전적이고 한지하고 잘 어울리네~
문양은 사찰건물에 있는 문양들인데 작품으로
표현을 했답니다
옴마나! 예술가시네, 한지가 어째 이런 작품으로 탄생한단
말이고? 신기하다
한지를 구겨 풀을 하고 색을 입히고 하는 작업들이 정말 힘도 들고 하지만,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자 믿음이랍니다
아이고 그래요? 나는 돈 받고 하라캐도 몬 하것네. 이거 맹글라 카마 시간 마이 걸리지요?
그렇지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재료비도 비싸지요
집이 좋구마 잘 가까서 그런지… 뷰~~도 좋고 꽃도 이뿌고 주인 닮았구만… 오째 이까지 들어 왔소 그래?
도시에서 살다가 이제 자식들도 다 컸고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가서 편안하게 노후를 맞이하자고 여기다가 집을 장만 했는데 괜찮아요?
괜찮다 마다… 전에는 관에서 귀농귀촌을 장려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뭐니뭐니 해도 본인들이 살고 싶어서 오는 기 젤~~ 좋지
그렇죠, 우연히 여행 왔다가 이 동네 들렀는데 한 눈에 딱 들어 오더라구요. 그래서 서슴지 않고 찍었죠. 요기는 내꺼~~~ 하면서 크크
그거 아요?
뭐 말입니까?
이 동네가 터가 쪼깨 쎈데, 저게 먼~ 능선이 미녀봉으로 떡~하니 버티고 있제, 발가 빗기놔도 삼십 리는 간다 카는 동넨데 사람들이랑 어울리는데 애로사항이 많을낀데…?
그냥저냥 잘 지냅니다. 좋은 분들 이웃해서 같이 식사도 하고 좋은 곳에 다니기도 하고 괜찮아요
그래도 사람이 좋으이께네 잘 어울리나 보네. 여게 말로다 삼평 가시나 다 때리 뭉치도 일 가조 못 당한다는 말이 있는데 텃세도 심하고…
크크, 사람 사는 동네 다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렇긴 하지, 지금은 질도 잘 나 있고, 차도 있고 해서 모르것지만, 옛날에는 거창 올라마 굽이굽이 가도가도 골짜기라 울고 들어와서 갈 때도 울고 간다 카는 동네 아인기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아이고, 힘들여서 와 보이 텃세도 부리고 서럽기도 하고 눈물 나지요, 그라다가 갈 때는 정이 들어 울고 간다는 동네다 이 말이요. 하긴 정도 많은 동네라 지내기 나름이지…
그렇습니까? 보니까 은근 텃세 하시는구만
아이구 그기 아인데, 그러키 들리는 가베?
하하하~ 아닙니다. 그냥 해 본 소립니다
우리 안면 틋으이께 인자 마 잘 지내 보자꼬요. 드는 정은 몰라도 나는 정은 안다꼬 같이 오가미 얼굴보고 지내다가 안 보이마 허전 할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