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학이 된 사람
작성일: 2005-07-04
오래 전 텔레비젼에서 ‘학이 된 남자’란 프로를 방영한 적이 있다.
학이 습지대에서 알을 품다가 우기에 폭우로 갑자기 물이 불어나서 내 버려진 알을 어느 사람이 가지고 나와 부화시켜서 키우는 과정의 감동적인 기록영상 이였다.
그이는 자신이 학이 된 기분으로 부화시켰겠지만, 새끼가 껍질을 깨고 나오기 일주일전쯤에 알에게 말을 걸자 알이 그 사람의 말에 반응하여 움직이는 것을 본 그는 깜짝 놀랐다. 학의 알이 사람이 부르는 소리에 반응해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인간의 마음이 알속의 학에게 통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사람이 말을 걸 때마다 알은 또렷이 반응했다.
그 사람이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자신의 자식처럼 키워 가는 모습은 가슴 뭉클한 숙연한 장면이었다.
새는 알에서 나와서 처음 본 것을 부모라고 생각해서 따라다닌다는 말을 들었지만, 태어난 학이 걸을 수 있게되자 정말로 그 사람을 따라 걷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끊임없이 소리를 내서 학에게 말을 걸었다.
다 자랄 만큼 컷을 때 날아오르는 훈련을 시작했다. 그 방법은 그 사람이 비행기 놀이하듯이 두 팔을 벌여 날개 짓 하는 모양으로 학과 함께 달리는 연습이다.
그러자 몸집이 커진 학은 그 사람의 흉내를 내면서 반복해서 훈련한 나머지 하늘로 날아 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던 그 사람의 얼굴에는 눈물이 고였을 거라고 상상하며 자연의 오묘함과 가슴에 잔잔한 파도를 일게 하는 감동적 스토리다.
이 ‘학이 된 남자’의 학에 대한 깊은 애정, 인간이면서 학을 키울 때는 마치 자신이 학이 된 양학처럼 교육하는 모습에, 오로지 학에게 베푸는 순수한 사랑에 감명 받았다.
인간이 학을 키울 때는 사람이 학이 되어 학처럼 가르치지 않는 한 학의 새끼는 크지 않는다는 교훈 또한 배웠다.
새끼는 부모와 같이 있을 때는 부모를 흉내내고 부모와 같이 행동해서 마침내 한 마리의 훌륭한 학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따라한다’는 것, ‘흉내’내는 것이 교육인가 싶다. 자연 속에서의 야생의 새가 새끼를 키우는 것은 어미 새가 행동으로 보여줘서 그것을 새끼가 반복 습득해서 배우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일상사인 것 같지만 정말로 소중한 공부가 아닐 수 없다.
야생의 새 뿐만이 아니라 야생동물의 새끼는 어미나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우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았다.
이것은 비단 야생의 동물만이 아니라 자식을 키우는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도 부모의 입장에서 마찬가지로 내 자식 또한 초등학생 때 늦잠을 자고 나서 아침밥을 거르고 등교하면서도 어김없이 매일 머리를 감고 무스를 바르고 가는 것을 보며 아비에미 하는 짓을 무의식적으로 원숭이 같이 따라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에 언행을 삼가게 되고 섬뜩함 마저 들어 부모의 본보기가 자식의 일생을 좌우한다는 것을 ‘학이 된 사람에 비유’명심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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