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죄 본래 없다

작성일: 2005-07-18

신은, 그 창조하신 일체만물을 그 무한의 예지로써 점검하시고 “모든 것이 매우 좋더라”고 선언하신 것이다. 그 신의 선언에 반해서 “이 세계는 악도 있고 악인도 있다”고 오관의 감각에 의한 인식을 말하는 것이다.
당신은 신의 선언을 믿는가, “죄가 있다”고 하는 생각이 기도를 성취하려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죄”란 대체 무엇인가. “신이 정하신 법칙에 배반하는 것”이지만, 인간은 본래 “선”하니까 신의 법칙을 어기는 일이 없는 것이다. “죄”란 “가리워 버리는 것”으로 실상을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불경”에, “나의 정토는 건전하여도 대중은 세상이 불타버려서 모든 우려할 일, 두려워 할 일이 충만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나의 정토는 건전하다”하는 귀절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선악을 아는 나무의 열매를 먹은 인간은 그 상념의 그림자로서 “모든 우려할 일 두려워할 일이 충만한 상태”를 제멋대로 보고 실상에 있어서는 여전히 에덴의 낙원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우려할 일, 두려워할 일이 충만한 상태”는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워 태양의 빛이 차단된 세계와 같다고 여길 수 있다. 먹구름만 떠 있고 태양이 안 보일 때에도 태양은 구름에 조금도 방해받을 일없이, 여전히 빛나고 있으며, 눈에 보이는 먹구름은 단지 지구를 덮은 구름의 자연현상으로 태양에는 하등 영향이 없다.
이러기에 마음의 미망의 구름은 상주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일시적으로 마음을 스치거나 흩어지고 사라져 본디의 없음을 드러내게 된다.
하지만 우리들의 마음속에 “기압골”을 만들어서 그 구름이 흩어지지 않도록 붙들고 있는 한은 오랫동안 먹구름은 현상계를 뒤덮게 되는 것이다. “악”이 있다고 믿고 그 두려움에 의해 “기압골”을 마음에 두지 않도록 늘 경을 읽고 기도할 일이다.
안간에게는 “자아”가 활개치는 습성이 있다. 전체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 틀 속의 자기를 보지 못하고 언제나 있지도 않은 분리된 개인의 “자아”만을 본다.
전체라는 큰 얼 안에서 공헌키 위한 자기를 자각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행복을 추구하고, 전체와 분리된 자기로 있으면 행복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일상에서 출퇴근 시에 버스나 전차를 타보면 그 경향이 얼마나 현저한가를 실감하게 된다.
차를 타기 전에는 “밀어 라 밀어라” 사람들이 마구 밀어붙이지 않는다고 아우성 치다가도 일단 자기가 타고나면 태도가 돌변한다. “사람 죽는다 그만 밀어라”고 돌연 반대의 목소리가 튀어나오게 된다.
이 이기심, 자기본위의 생각이 모두의 안에서 무의식 속에 작용하고 있다. 그것이 인간 공유의 업인 것이다.
그 업의 정화가 인류공동의 과제로서, 모두가 이기심, 자기중심의 업에서 벗어날 때 이 세상은 죄, 본디 없는 천국정토가 되고 신·불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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