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정신일도

작성일: 2005-07-25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는 속담이 있다. 흔히 듣는 말로서, 일념으로 하면 무엇이나 못할 일이 없다는 뜻일 게다. 그렇다.
무슨 일이든지 일념으로 하면 안 되는 일이 없지 싶다. 그러나 ‘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마음을 다하고 꾸준히 힘껏 공부했는데도 목표달성을 하지 못하는가하면 때로는 등한하고 태평세월로 보냈는데도 성공하는 수가 있다.
‘정신일도하사불성’, 이 말의 어디에도 꾸준히 공부하라는 뜻은 없다. ‘정신일도’로서, 정신이 첫째이고, 마음도 제일이다.
‘일도’의 到(도)라는 글자는 ‘이르다’라는 뜻이다. 파자 해보면‘이를 至(지)’,와 ‘선 칼도 방(刀)’ ‘입도(立刀)’로서, 칼을 수직으로 세워서 꿰뚫는 형상을 나타낸다.
최후의 마지막까지 일관된 마음을 관철하는 것이 ‘정신일도’이다. 마음을 한번 먹은 정도는 ‘정신일도’가 아니다.
한번마음을 그쪽으로 향했으면 목적을 이룰 때가지 변함없음이 ‘정신일도’이다.
필자의 경우 살다보니 노력에 비하여 매사순풍에 돛 단 듯이 순조롭게 술술 풀리는 때가 있었는가 하면 제아무리 노력을 해도 되는 일이 없고 매사가 꼬이기만 하던 시기가 있었다.
될 때는 머리가 팍팍 돌고 돌멩이를 쥐어도 다이아가 되던 시절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운이 쇠퇴할 때는 위험요소를 여러 단계로 구분하여 어떠한 경우라도 정신차려 대처 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계획을 세웠어도 불운이 겹치면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게된다.
그래서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억지로 밀어붙인다거나 막무가내 도박을 해서는 안 된다.
한 걸음 뒤로 물러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한다. 다만 조금 운이 나쁘다고 해서 전혀 운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단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또 운이 좀 좋다고 해서 연속적으로 행운이 올 것이라는 속단은 금물이다.
‘이 일만은 꼭 할 수 있다’는 생각 속에는 ‘할 수 있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이 없지만, ‘이 일을 하자’는 생각 속에는 ‘이 일을 하자, 어쩌면 안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의 ‘정신일도’는 반듯이 성공할 수 없는 게 당연지사라 하겠다.
입학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은 모두 ‘합격하자’라는 생각만 한다. 그러나 모두 다가 합격하지 못하는 것은 ‘합격하자’는 생각은 있어도 ‘합격 할 수 있다’고 진실로 믿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하자’ 라 든 가, ‘되자’는 생각보다도 ‘할 수 있다’라 든 가,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 힘이 강한 것이다.
누구나 훌륭한 사람이 ‘되자’는 생각이지만, 그중 극히 일부분의 사람밖에 훌륭해지지 못하는 것은 ‘되자’고 하는 생각은 버리지 않으면서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어느 사이에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되자고 생각하지만 될 수 없다” 이래서 ‘되자’ 와 ‘될 수 있다’의 상이함을 알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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