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나라꽃 무궁화
작성일: 2009-08-24
우리민족이 일제에 항거하여 세운 상해망명 임시정부수립 90주년, 광복 64주년이 되는 해이다. 1945년 8월15일 일제에 빼앗긴 주권을 도로 찾은 그날의 기쁨을 경축하기 위하여 거창군읍면 체육회와 초등학교 동창회 등 전 군민이 동참하는 성대한 잔치를 연중행사로 치르고 있어 그 회포 남다르다.
독립유공자단체 광복회 경남북부연합지회에서는 나라사랑 태극기 바로알기선양사업이 빛을 봐 그 열기가 온 나라에 번지고 있다. 나아가 나라꽃 무궁화 한그루 심기 계도사업이 올해의 목표이다. 권장사업을 자치단체가 앞장서서 ‘태극기 달기’ 운동처럼 펴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이다.
영월서강 선암마을 한반도 모양 섬이 우리나라 지도와 흡사했고, 주변의 무궁화 꽃이 너무 잘 어울려 마치삼천리강산을 무궁화 꽃으로 수놓은 수틀을 연상케 했다. 무궁화 꽃의 종류는 220여종인데, 우리나라에는 100여종이 자생분포하고, 그 꽃말은 ‘일편단심, 끈기’이다.
거창군 면단위에서 만든 도로변휴식공간에 색색의 무궁화 꽃을 심었으면 소나무와 어울려 더욱 빛이 날 것 같다. 태극기나 애국가와 달리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규정한 법령근거는 없다. 다만 여러 문헌과 역사적 사실을 통해 우리민족의 상징적 꽃임을 확인 할 수 있다.
무궁화의 역사적 연원은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 상고사를 재조명하는 ‘檀奇古史(단기고사)’ 에는 ‘槿樹(근수)’로, ‘桓檀古記(환단고기)’에는 ‘桓花(환화)’로, 나 ‘天指花(천지화)’로 표현돼 있다. 중국고대지리서인 ‘山海經(산해경)’에는 “군자의 나라에 무궁화가 많은데 아침에 피고 저녁에지더라”는 구절이 나온다. 897년 신라효공왕 때 최치원이 작성해 당나라 광종에게 보낸 국서에서는 우리나라를 ‘槿花鄕(근화향)’이라 지칭했다. 고려시대에도 무궁화란 명칭이 나오고, 구한말에는 국학운동에 의해 무궁화가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으로 부각돼 한반도를 가리키는 ‘槿域(근역)’이라는 말이 자주 쓰였다.
1893년에는 남궁억이 윤치호와 의논해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정했으며 그로부터 애국가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가사를 넣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상해 임시정부가 발행한 대한독립선언서 상단에 태극기와 무궁화가 도안되는 등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지사들에 의해 민족혼을 일깨우고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표상으로 고양됐다. 굳이 중국을 들먹일 필요는 없으나 중국에서 우리역사를 왜곡하듯 따지자면 중국의 고대사가 몽땅 우리역사에 포함될 것 같아 무궁화의 명칭을 더듬어보면 木槿(모근) 舜英(순영) 舜花(순화) 薰花(훈화) 日及(일급) 朝開暮落花(조개모낙화) 花奴玉蒸(화노옥증) 藩籬草(번리초) 등으로 썼다.
한글명은 16세기부터 나타나는데 한자로는 木槿花로 표기하고 있었다. 이로 볼 때, 목근화→무긴화 →무깅화 →무궁화의 형태로 변했으며 여기에 뜻이 좋은 無窮花(무궁화)로 借音(차음)하여 표기하였음을 알 수 있다.
속명 Nibiscus는 이집트 히비스신(hibis神)을 닮아 아름답다는 뜻이다. 또 Althara라고도 쓰였는데 그리스어로 ‘치료 한다’라는 뜻이다. 영국명으로는 rose of sharon이라고 한 것은 가나안복지 중에서 제일 좋은 곳 샤론에 피는 장미라고 하여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크게 찬미한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槿域 : 무국화가 많은 땅이라는 뜻, ‘우리나라’를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