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 마음치료로 살아나다

작성일: 2009-09-14

이의정이란 여자 탤런트가 뇌종양을 알아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아 뇌수술을 포기하고 집에서 조용히 죽기로 작정 했었다고 한다.
그는 “달력에 동그라미를 친 전날이 가장 무서웠다”고 했다. 내일아침에 ‘눈을 뜰까, 안 뜰까’란 생각으로 잠들었는데, 다음날 눈을 떴을 때 가장먼저 내 몸을 만져봤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아, 1년6개월은 더 사는구나, 라고 다시 날짜를 체크해 뒀다는 것이다. 그렇게 무서운 시간을 두 번 겪었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전이만 막아줄 뿐, 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죠. 전 제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여 오히려 안정된 마음으로 지냈어요. 평소보다 밥도 많이 먹고 훨씬 밝게 생활 했죠. 병원에서는 그 덕택에 치유 됐다고 하더군요.” 어느 여배우의 암 투병기의 일절이다.
불치의병을 극복한 불가의사의 한 기적 같은 예가 어찌 이뿐 일까만, 아무튼 감사할 일이다.
병이 사라진다는 것이 가능 한 게 인간은 신의 최고의 자기 현현으로서 우주의 만물을 지배하는 권능이 베풀어져 있음에도, 자기 자신이 스스로 인정하고 허용하고 그것을 초청하지 않는 한 병도, 모든 재난도 불행도 자기를 침범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행한일이 일어나는 것은 인간자신이 자기에게 ‘불행’이 찾아오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자기 자신이 자기처벌(自盡) 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필자의 人生歷程(인생역정)에 질 나쁜 친족이, 내가 걸어가는 발자국을 그대로 따라 밟아 해코지를 해 첫 번째, 일생을 통하여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안겨줬을 때, 분을 참으니까 하루 밤 사이에 갑자기 시력이가서 안경을 껴야했고 검은 머리가 하얘졌었다.
세월이 약이라 악연에 감사하고 분을 삭이니까, 눈이 정상으로 돌아와 안경을 벗었고 흰머리가 다시 검어졌다. 그러한 파렴치한 범죄행위가 존속친에 파다하게 자행했다.
그래서 나는 입을 닫고 벙어리기 되었고, 눈을 감아 당달봉사가 된지 오래 다.
이렇게 속을 끓이다 난생 처음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검사결과 췌장에서 1원짜리 새 동전만한 검은 점이 발견됐다. 그 점은 일주일 후에도 검사결과 그대로였다. 좋게 말하면 점이고 췌장에 1㎝크기의 종양이 생긴 췌장암에 걸린 것이다.
주치의에게 6십 평생에 처음입원해서 일주 만에 죽어나가도 좋으나, 시한부 삶은 싫다고 말한, 그밤은 잠을 설쳤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 서울에 갈려고 급히 요청을 했는데 아직껏 기별이 없다. 그렇게 차일피일 한 달이 지나가 다시 검사를 했더니, 검은 종양이 횐 점이 되어 없어지고 있으니까 안심해도 된다는 기분 좋은 판정을 받았다.
人命在天이라 했든가, 나 나름의 ‘마음치료’의 효험인가, 저승사자의 뿌리침을 당해 명줄을 이었으니, 一帙일질은 더 살터, 자전적 삶의 책이나 내고잔치를 당겨 볼까 싶다.
모든 속박을 끊어버리고 대 자유를 얻는 상태를 불교에서는 열반 해탈이라고 한다.
‘나’라는 집착은 말할 것도 없고 ‘법’이라는 집착까지도 멀리여의고, 한없이 너그럽고 한없이 밝은 사람이 되는 것의 ‘마음치료’가 통했음일까, 아니면 많은 재산 훌훌 털어 허 친 덕뿐일까, 일단은 죽음으로부터 자유롭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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