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상수도단수의 교훈
작성일: 2009-10-19
추석단대목에 하필이틀씩이나 수돗물이 끊겨 한가위 상차림을 하는 주부들의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집집마다 물 나올 때를 기다려 대목장도 못보고 수도꼭지만 바라보고 외출을 못한다고 아우성치는 것을 목격 했다. 그런가하면 음식점은 음식점대로 찾아오는 손님을 멀쩡히 눈뜨고 물이 없어서 돌려보내기는 장사하고 나서 처음이라고 거창군 당국을 향해 원성을 내질렀다. 그뿐인가 아파트 빌딩 등 복합건물에 상주해보면 한나절만 물이안와도 식수는 물론 화장실물을 쓸 수 없으니까 그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난리를 방불케 한다.
거창군당국은 관계담당공무원의 중징계와 아울러 읍민에게 지상 광고 공개사과 하는 것이 당연한 처사였다. 이번 사고는 문제될 것이 없는 극히 사소한 초보적이자 기초적인 건설공사의 ABC를 무시한 관계자의 무사안일 복지부동의 실 예로 들어났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과 같이 아무 탈 없을 일이라고 방심하여, 미리미리 손을 쓰지 않아 커진 일로서, 다만 ‘시공회사 기사와 감독관이 관 매설현장 확인 점검한번만’ 했어도 일어날 사고가 아니었음을 필자가 단언 할 수 있기에 홍두깨가 치미는 것이다.
요즈음은 과학적인상하수도 시공방법의 발전으로 로봇으로 땅속을 환하게 들여다 봐 강관의 부식, 배관균열, 노폐물의 부착오염, 이물질 투입 등의 상태를 파악하여 보수하거나 교체하는 배관탐사기술, 배관세척기술, 비굴착상수관매설기술이 보편화된 지금, ‘파이프의 소켓접합’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은 담당공무원에게 전적으로 그 책임을 물어, 읍민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가한 점에 대하여는 수세감면을 해서라도 마땅히 배상해주어공무원의 복무 태도에 경종일침을 가하고, 민을 대함에 바른 처사인 것 같다.
하나만 보면 열을 안다하듯이, 지금 공무원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거창군 나아가서 우리나라의 장래가 밝을 수도 있고 어두울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 책무가 엄청 큰 것이다. 근자에 전노대통령의 불의의 서거 때만 봐도 한동안 우리사회의 기강이 크게 혼탁하지 않았던 것은 상당부분 공무원들이 소신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했고, 그러한 자세가 국민들 마음속에 깊게 영향이 미쳤기 때문이라 믿는다. 이와 같은 공무원들의 인식이 있는 한 우리나라의 앞날은 밝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마지막보루인 공무원이 건재 한 반면에, ‘철 밥통 공무원노조’ 즉 다수의 힘에 기대어 더부살이로 국록을 축내는 무리 또한 없지 않다.
재차 강조하면, 百聞不如一見 글자그대로 백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 보다 못하다. 귀로 듣고 하지 말고 직접 눈으로 보고 난후 행동하라는 뜻이다. “무엇이든지 실제로 경험해야 확실히 안다”는 《한서》 총국전 이야기에 「반란군진압에 장군은 어떤 군략을 쓸 것인가, 또 병력은 어느 정도 필요하고?」조총국은 대답했다.
「백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같지 못합니다. 신은 급히 금성으로 달려가 현지 도면을 놓고 방안을 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선제는 웃으면서 이를 승낙했다. 조총국은 금성으로 달려가 현지답사로 정세를 파악한 다음 屯田策둔전책을 세워 마침내 반란을 진압하게 되었다. 행여 단대목 떡값에 눈이 멀어 책임을 소재를 망각한 것은 아닌지, 거창군군수는 이번 상수도 안전사고를 기화로 월동준비 산불예방 등 각종제해 예방점검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