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병사지야

작성일: 2009-11-10

兵死地也(병사지야)는 군사병兵 죽을사死 땅지地 어조사야也자인데 “전쟁은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곳이다”란 말로 -《사기》염파인상여전에 나오는 글이다. 兵은여러가지 뜻이 있다. 군대란 뜻과 무기란 뜻, 전쟁이란 뜻도 있다. 여기서는 전쟁이란 뜻에 가깝다. 그러나 전부를 합쳐서 보는 것이 한자의 특색이다. 즉 군대니 전쟁이니 하는 것은 생사가 걸려있는 문제란 말이 된다.
전국시대 말기 조나라에 趙奢조사라는 명장이 있었다. 조사는 원래 세리였다. 식객을3천이나 거느린 유명한 四君사군중의 한사람인 평원군이 세금을 내지 않았다. 조사가 독촉을 했으나 아랫사람이 평원군의 세도를 믿고 이를 거부했다. 조사는 법으로 그들을 다스렸다. 국법을 어기고 조세를 횡령했다는 죄목으로 아홉 사람을 처형했다. 왕의 친동생이자 재상이었던 평원군은 조사의 방약무인한 태도에 분노를 참을 수 가없어 당장 조사를 잡아다가 물고를 내려고 했다.
조사는 성난 평원군에게 태연한 모습으로 이렇게 말했다.
「조나라의 공자이신 군께서 나라의 법을 행치 않는다면 법은 그 권위를 잃게 됩니다. 법이 권위를 잃으면 나라는 곧 약해지고 맙니다. 나라가 약해지면 제후들이 곧 침략해 올 테니 그때는 조나라는 없어져 버립니다. 그때 군께서는 오늘의 부귀를 어떻게 누릴 수 있겠습니까?」
원래 도량이 넓기로 유명한 평원군은 곧 잘못을 사과하고, 그를 나라의 세금을 맡아 다스리는 장관으로 추천했다. 조사가 장관이 되는 그날로 권문세가의 탈세행위가 일소되고, 가난한 백성에 대한 세금이 훨씬 가벼워지며 국고수입은 따라서 늘게 되었다. 그 뒤 진나라가 하나라를 치기위해 조나라 알여로 침입해 왔다. 조왕은 염파를 비 롯 많은 대장 대신들을 모아놓고 차례로 閼與를 구원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모두 악조건이 많아 어렵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조사만은 이렇게 대답했다. 「길이 좁고 험하다는 것은 비유하면 두 쥐가 구멍 안에서 싸우는 것과 같은 것으로 용맹한 쪽이 이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왕은 조사를 대장으로 임명하여 알여를 구원하게 했다. 조사는 승리를 거둠으로써 천하에 명성을 떨치어, 재상과 동급인 지위에 오르게 됐다. 그런데 조사에게는 병서에 밝은 괄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병법이론에 달리는 조사는 한 번도 아들을 칭찬하는 일이 없었다. 그 까닭을 부인이 묻자 조사는 이렇게 말했다. 「전쟁은 죽는 곳이다. 그런데 괄 은 그것을 쉽게 말하고 있다. 조나라로 하여금 괄 을 대장으로 임명하지 않도록 하면 다행이거니와, 만일 기어코 대장으로 임명한다면 조나라 군사를 패하게 만들 사람은 괄이 될 것이다」
조사가 죽고 진나라가 다시 침략해 왔을 때, 조나라 왕은 조괄 의 어머니의 반대 호소를 듣지 않고 그를 대장으로 임명했다. 괄 은 예언대로 패전하여 군사40만을 떼죽음 시켰고, 나라를 멸망의 길로 재촉케 했다.
비유컨대, 우리속담에도, “여자는 서〈三〉발 앞을 못 본 다”고 했다. 여자는 근시안적으로 생각하거나 일을 한다. 는 것을 이르는 말인즉. 대법관들이서책에서 배운 이론을 국사에 적용할 때는 심사숙고해야 했으련만, 헌재의 ‘미디어법정치적 판결’은 고사에 등장하는 대장 괄 이 실수한 모순점을 보는 것 같고, 세발 앞을 못 본 채 법을 물로봐서 나라의 기강이 해이 될가봐 우려되는바, 국민의 바람대로 국회에서 재조율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