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 첫 인 상

작성일: 2009-11-10

대체로 처음만나는 상대를 첫인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첫인상이 판단기준이 되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도 했다. 마찬가로 개성을 살린 패션, 머리모양 장신구 등 매무새하나만 봐도 그 사람의 인품이 어렴풋이나마 드러난다. 그래서 관상가나 점쟁이가 아니더라도 꼴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상대방과 첫 대면하는 인사에도 성격이 나타난다. 내손을 잡은 채 서둘러 말과 시선을 다음사람에게 주고 건너뛰는 무뢰한 행동거지는 침착성이 없고 막된 사람으로 치부하게 된다.
인사란 인간관계를 맺는 첫걸음이다. 상대를 마음으로 존경하는 정중한 인사를 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인사의 법칙에는 첫째, 미소 띤 온화한 표정으로 상대의 눈을 처다 봐야 한다.
둘째, 단정한 차림새로 양 손을 자연스럽게 내리고 천천히 허리를 굽히며 고개 숙인다.
셋째, 호감 주는 행동거지로 고개 숙인 채 약3초간 멈추었다가 천천히 머리를 든다. “마음에 밝음, 상쾌함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걱정거리나 불쾌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도 의식적으로 미소 짓도록 해야 한다”
내가 존경하는 선배 칼럼니스트 한분이 있다. 이 선배 글 솜씨가 똑 떨어지는 문장가 인가하면, 재복이 있고, 자식농사도 잘 지어 사주팔자가 늘어진 상팔자인데, 검소가 지나쳐 남루하게 뵈는 것이 흠이다. 지인들이 지적해도 안 되는 그 나름의 트레이드마크인 괴팍한 복식 철학인 것 같다.
언젠가 행려자를 돌보는 시설인 쉼터의 모 목사로 부터 내게 그 선생님 의식주형편이 딱해 뵈는데 모실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을 되풀이하여, 내가 정색을 하고, 사람 보는 안목이 그렇게 없느냐, 아무런 거칠 것 없이 복을 누리는 분인데, 행복한 삶에 간예 말라고 책망 했다. 첫인상에 대한 에피소드의 일절이다.
이러하듯 처음 만날 때 상대방을 보는 순간 많은 정보를 얻는다. 바로 눈으로 본 정보가 상대방에 대한 판단 재료가 되어, 선배의 허술한 모습만 보고 노후가 편치 못 한 것으로 단정지어오판 했던 것이다. 이래서 외모가 첫인상에 주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이렇게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인의 하나가 외모나 음성이라면, 마찬가지로 최초로 나누는 말도 상대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준다. 왜 느낌이 좋은가를 설명할 필요도 없다.
첫 대면에서 말을 나누며 10여초 동안에 상대방을 간파해야 한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이 사람과는 마음이 맞을 것 같다. 서로 터놓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사이가 될 것 같다.’, ‘이 사람은 경계하지 않으면 위험하겠다.’는 등….
속담에도 “고운 사람은 멱서리를 씌어도 곱고, 굽은 지팡이는 그림자도 굽어 비친다고 했다”
그래서‘마음이 중요하지.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잘못되었다. 마음이 좋으면 외모도 좋다. 마음이 나쁘면 외모도 나쁘다. 아름답고 추한 것 과 선하고 악한 것, 즉, 미추와 선악은 별개다. 미운천사가 있고 아름다운 악마가 있기 마련이다.
첫인상은 얼굴을 보고 마음을 읽는 마치 상을 보는 법과 같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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