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 인생은 자기마음만큼

작성일: 2009-11-17

“인생은 결코 자기의 마음 이상의 것도 이하의 것도 아니다. 그가 위대하면 그의 마음이 위대한 것이다. 자기의 마음이 작아지지 않고는 작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받드는 마음이 받들리는 마음이고, 사랑하는 마음이 사랑받는 마음이다. 자기 안에서 극락이 나오지 않으면 이세상이 극락인 것을 알 리가 없다.” -『인생을 지배하는 길』중에서 이대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싶었다.
세간에 경제 불안도 겹쳐서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처지에 연말은 닦아오고 어쩌면 좋을지 모를 지경이었다.
나는 다가올 앞일은 걱정안하고 산지 오래됐다. 내일 죽을 일이면 그때 가서 죽지미리걱정하지 않기 위해서는 감사행의 마음공부가 주요했나 보다.
저 혈압치료에는 술이 약이라서 약술을 먹다가 꾼이 되었다. 마음공부의 의지가 흔들릴 때 막막함을 술로 풀었다면, 갈 때 까지 간 인생종점에 든 것이리라. 피치 못 할 상황인 그 종점에 다 닫기까지 부대낀 사람들에게 득을 줬으면 줬지, 해코지 않는다는 철칙은 있었다.
북으로 달리던 기차는 종점에 가면 반드시 逆轉(역전)남으로 달리게 돼 있다. 만사가 그와 같은 이치로 동지섣달 그믐이면 반드시 새해아침먼동이 트게 되어 있다. 새해가 밝아오지 않는 그믐날은 없는 법이다. 가난한자도 부자도 다 같이 새해를 맞이한다. 일족이 저당 잡혀먹은 집이 빚에 몰려 몇 조금 못 갈 것 같아 보였던 일이, 밤새에 가버리고 새해가 밝아오듯 솟아날 방법은 있기 마련이다.
종수가 살 붙이와 천륜을 망각 첩데기가 되어 디딜방아가 있는 찬 광채를 헐어 읍에다가 옮겨짓고 살아 찬 광채는 그렇게 사라졌다.
당시의 본채 집은 헐어 풍전등화 직전인 것을 종수가 집에 돌아와서 살면 수리해 줄 것이고, 아니면 가산정리해서 친정으로 가라고 설득했던 적이 어언 20여 년 전, 그때가 마침산청덕산 문익점목화시배지 공사를 할 때라 문화재 목수를 불러 보수했던 고가의 곡식저장고인광채가 근자에 넘어가기 직전이던 것을 거창군청에서 군비 6백만원을 지원해 주어, 자비 6백만원을 들여 보수를 했다. 곧 남의 손에 넘어갈 집을 고친다고들 단단히 맛이 갔다고 입방아를 찧어댄다는 풍문이 자자했다.
금방 주저앉을 것 같은 집을 눈뜨고 볼 수가 없었다. 사라져가는 문화재급 고가를 챙겨 보수 하도록 주선해 준 거창군청 관계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찰나에 이런 일이 생겼다. 그래서 종점은 무서울 것이 없는 인생의 묘미가 있는 곳이다. 무섭고 두려운 것은 ‘그러지 않으면 안 된다’는 我執아집이다. 그 아집이 무서운 것이다.
할 수 있는데 까지 최선을 다하고 최후의 힘까지 모두 쥐어짜서 바치고 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맞이하는 종점이라고 하는 天命(천명)에이르게 된다.
명이 다되어 푹 쉬 면 되 는 줄 알았는데, 그때 바로 1000/1확률인 천명을 받았으니까, 천지자연이 지켜주시어 다시금시작한다고 믿을 때, 이와 같은 생각이 우리 동네 분들과는 동 떨어진 생각인 것 같다.
좋고 나쁘고 성공 실패가 본디 없는 것이니까,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다음은 신·불이 나설 차례다. 잘 될 수밖에 없다고 믿고 전탁하는 곳에 믿음의 진수가 있다.
오늘 또 도청에서 「대문간 채 말 마구간, 사랑채 대문」보수비조로 예산5천 만 원이 책정 됐다는 전갈이다. 주변머리 없는 내게 이렇게 감사한 일이 일어날 줄은 미처 몰랐다.
이미 구하고 있는 것을 받았다고 하는 신념으로 충심으로부터의 열정적인 감사를 한다면, 기적적으로 그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구하는 것이 아직 현실로 나타나오지 않으니 감사 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이 왕왕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인생에 자기 마음만큼’ 이미 베풀어져 있는 무수한 은혜에 대해 감사하라. 공기, 햇볕, 의류, 가족, 음식물, 건강 등 이미 없어서는 안 될 많은 것이 베풀어지고 있는 것이니까 그 사실에 대해서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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