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원 혁명

작성일: 2009-12-08

지난달부터 운영중인 서초구의 OK민원센터가 이슈다. OK민원센터란 민원소방수제도다. 민원인이 몰리는 시간에 인력을 긴급 투입해 민원인들의 편리를 향상시키고 시간까지 단축시켜 민원들의 찬사가 이어지다보니 민원혁명이라고 한다.
각종 증명서 발급에 창구별 한명씩 배치하는 조수가 공익요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경력10~20년의 베테랑급 6급이 배치되었다. 민원실을 공무원들이 반기는 부서가 아니다.
악성 민원을 가지고 찾아와서 실랑이를 벌린 때면 공무원들의 애로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른 부서에서는 위세를 부리거나 큰 소리도 칠 수 있지만 민원실에서는 조금이라도 불친절 하면 문제가 된다. 승진 고과 점수를 쌓는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치 단체장들은 대부분 민원실은 가만히 놔두면 잘돌아 간다고 생각한다.
서초구가 2년전 민원실 운영을 확 뜯어 고쳤다. 한자리에서 민원을 해결하는 원스톱 민원제가 대표적이다. 군단위의 민원인이 음식점 영업허가를 받기 위해서 민원실 위생과에서 영업 허가를 신청한 뒤 정화조 설치는 산림환경과, 건물의 용도면적 관련사안은 건축과를 찾아가 해결해야 한다.
이어 재무과에서 면허세 고지서를 받아 은행에 면허세를 낸 뒤 민원실에서 영업허가증을 받는다. 서초구의 원스톱 민원제는 세무, 건축, 환경, 위생 등의 민원 담당공무원이 1층 민원 센터로 내려와 근무하기 때문에 한방에 해결되는 시스템이다.
거창군에서도 서초구의 원스톱민원제를 벤처마킹을 하여 적용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해당 부서간의 이해 부족과 권한 축소로 이어질까 과장들의 반대, 군수의 추진력 부재로 벤처마킹으로만 끝났다.
얼마전 성탄트리 점등식과 관련 성탄트리 추가 설치를 위해 군의 담당 공무원을 찾아간 민원인의 하소연이 거창의 현실을 가늠케 한다. 오전에 들어가 2층부터 4층까지 오르내리며 담당자를 면담하며 하루종일 협의하였다고 한다. 저녁 8시간 되어서야 공원 안쪽에 조그맣게 추가 설치 하라고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이렇다보니 군청 담장이 높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거창은 민원인이 각분야 담당자들을 찾아 헤메고 공무원들의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만나면 퉁명스럽게 원칙을 강조하며 애간장을 태우기 일쑤다. 이 조그만 권력을 누리고자 민원실 원스톱 행정을 반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서초구 민원혁명 다른 관공서에서 손대지 못한 고질을 뜯어 고쳤으니 피가 없어도 과히 혁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거창군도 과감히 원스톱 민원행정으로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