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수증
작성일: 2010-04-13
어느 날 저녁 아이가 부엌으로 들어와서 저녁준비를 하고 있는 엄마에게 자기가 쓴 글을 내밀었다.
이번 주에 내방 청소한 값…… 2000원
가게에 엄마심부름 한 값 …… 1000원
엄마가 시장간 동안 동생 봐준 값…… 3000원
쓰레기 내다버린 값…… 1000원
아빠구두 4켤레 닦은 값 …… 4000원
마당을 청소하고 빗자루 질 한 값 …… 2000원
전부 합쳐서 …… 13000원
엄마는 기대에 부풀어 있는 딸아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잠시 후 엄마는 연필을 가져와서 딸아이가 쓴 종이뒷면에 이렇게 적었다.
너를 내 뱃속에서 열 달 동안 데리고 다닌 값 …… 무료!
네가 아플 때 밤을 새워가며 간호하고 널 위해 기도한 값 …… 무료!
널 키우며 지금까지 여러 해 동안 힘들어하고 눈물 흘린 값 …… 무료!
장난감, 음식, 옷 그리고 네 코풀어준 값 …… 무료!
너에 대한 내 사랑의정까지 모두 …… 무료!
딸아이가 엄마가 쓴 글을 다 읽고 나더니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사랑해요. ♡?!”
그러더니 딸아인 연필을 들어 큰 글씨로 이렇게 썼다.
“전부다 지불되었음”
이 세상 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수증
어느 날 하느님께서 이르시되
햇빛도 무료 / 공기도 무료 / 4계절도 무료
단비도 무료 / 새들도 무료 / 꽃도 무료
온 누리의 삼라만상을 무료로 주었노라.
내리사랑으로 결산을 끝냈는지 우리들은 하느님께서 얼마나 감사하며 사는지, 다시계산 할 때가 되었다.
부모는 아무리 주어도 아깝지 않고, 어떠한 대가로도 바라지 않건만, 자식들은 부모에게 대가를 요구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로되, 아래에서 위로 흐름은 순리에 어긋나는 줄 아나보다.
부모에게 손 내미는 것은 떳떳하고 당연하나 자식에게 손 내미는 것은 부끄러워야 하는 가, 효자 불효자는 부모가 만든다는 말이 있다. 손 내미는 대로 들어주다 보니 과보호가 되고 과보호는 불효자를 만든다 하던가, 참으로 부모노릇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 이글은 『고등학교 은사님이 내게 보내주신 많은 전자편지 중에서, 사는 동안 한번은 꼭 겪었을 것만 같은 가슴에 와 닿는 글이기에 옮겨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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