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꼴을 봤냐’

작성일: 2004-07-19

명나라 이여송이 평양에서 왜를 정벌하고 있을 적에 김씨 성을 가진 역관을 총애하였다. 이때 만주봉황성에 이르러 군량미를 약속한 기일에 대지 못한 요동도통이 군률에 의해 죽게될 판이었다. 도통의 세 아들도 상국의 높은 벼슬아치였으나 제독이 총애하는 김역관에게 부친을 살려달라고 간청하였던 바, 제독은 군률이 지엄하지만 너를 봐서 살려주겠노라 하였다.
세 아들이 함께 머리를 조아려 재배하면서 말하였다. “그대의 은덕에 힘입어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게되었으니, 은혜가 천지와 같이 크고 하해와 같이 깊소, 장차 무엇으로 보답하면 좋겠소? 깃털, 상아, 가죽, 금은, 옥, 비단 등을 청하기만 하면 달라는 대로 주리다.”
“저희집안은 본래 청렴하고 검소하여 보배로운 패물과 진기한 노리개 등은 실로 원하는바가 아닙니다.” “그대는 조선의 일개 역관이니, 만약 상국의 명령으로 그대를 조선국 재상으로 삼게 하면 어떻겠소?” “우리나라는 명분을 절대적으로 숭상하는데 저는 중인입니다. 만약 제가 재상이 된다면 반드시 중인정승(中人政丞)이라고 손가락질 할 것이니 도리어 정승이 되지 않는 것만 못합니다.”
세 사람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그대를 상국의 높은 관직과 높은 품계를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 중원의 높고 큰 가문의 족벌이 되게 하면 어떻겠소?” “저의 부모님께서 살아 계십니다. 이별하여 있는 것이 더욱 절박하니 오직 속히 고국에 돌아가기만을 원할 뿐입니다. 일일여삼추입니다. 제독께서 회군하신 후에 즉각 돌아가라는 명령을 내려주신다면 그 은혜가 더할 수 없이 클 것입니다. ” 세 형제는 조선역관의 곧은 지조와 언행에 감탄하여 얼굴을 붉혔다는 청구야담의 일절 이다.
현하 전도가 양양한 김태호 군수가 공석인 도지사 자리를 차지하면서 거창군수 자리 또한 비게 되니, 「정말 아니올시다인 20여명이 제 주제 꼴도 모른 채 자리 만 탐내고 있다.
행정경험이 전무했던 전임경남도지사가 타고난 경영솜씨로 흑자 도정의 경제실적을 평가받아 총리후보 까지 올랐다. 행정 경험이 없다고 우려했던 김태호 전 군수 역시 도백이 되었다. 즉, 고위직 행정관(top administrationer)은 토의 안건이나 미결사안을 유능한 참모의 조언을 받아, 신속, 정확, 공정한 판단아래 도정이나 군정에 즉각 실행여부를 결심하게 된다. 고로 행정경험 운운은 어불성설로 하위직 업무와 對比(대비)함은 오산이다. 실 예로 경험 많은 군수가 박수무당이 작두 위에 춤추듯 교활한 전시행정을 익히 보지 않았던가? 위의 청구야담의 김 역관같이 사사로운 일은 안중에 두지 않고, 불의가 비집고 들어갈 한치의 틈도 보이지 않는 흉내는 못 낼지언정, 맛이 가지 않고서야 정지가스나 기생되니 부자기둥서방 탐하듯 욕심이 과하면 패가망신 할 수있다.
군수 지망생들이여! 추억의 필름! 《니꼴을 봤냐》라는 영화나 한편보고 마음 돌리기를 주제넘게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