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등신이나 타는 상
작성일: 2010-07-22
등신은 나무, 돌, 흙 따위로 만든 사람의 형상이라는 뜻으로, 몹시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또 바보도 어리석고 모자라거나 못난 사람을 욕하거나 비난하여 이르는 말이다.
내게는 나이열 살 위인 어머니 맞잡이의 큰누나가 있다. 늘그막에 표창을 받아 어느 날 가져가 보였더니, 대뜸 하는 말이 요즘 상은 너같이 좀 모자라는 등신바보들이나 타는 것이지 눈 제대로 박힌 사람 상 타는 것 봤냐고 칭찬은커녕 면박만 받았다. 나의 행동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지 못하는 누나는 늘 너만 보면 가슴이 답답하단다. 어쩌면 그리도 지지리 못난 짓만 골라하고 다니느냐고 꾸짖어서 말이 안 통하면 얼른 자리를 뜨는 것이 상수다.
그뿐만 아니라 하루가 멀다 않고 만나서 담소하는 18년 소락당 지기들조차 누나 와 같은 가락으로 형님! 당신이 죽을 판이면서 남들 도와준다니까 누나가 코미디한다고 머라 카는 것 아이요. 라며 손 벽을 치고 크게 웃으면서 놀리는데도 기분이 상하지 않는 것은 왜일까.
그러 싸치들 마소. 깜냥이 까장 인데 별수 없는 기라요!
그뿐인가 전자우편으로 온 청구서 열어 보기가 안돼서 뭉기적거리는 동안 수 개월분 의료보험료가 백 이십여 만 원이 됐다. 서울 부자 누나에게 병원에 못 간다고 구원을 청했다. 사는 방법이 나와는 정반대인 극과 극으로 달라서 나를 못 미더워하는 누나와 매형은 공단에 조견표를 요청 지불한 내역을 보고 갚아 주는 콤 꼼 함을 보여주었다. 그 돈 통장에 넣어주면 반만 값 고, 반은 써버릴 것을 여우같이 아는, 역시나 부자들 하는 짓이 뭔가 달랐다.
내 머리에 올라앉아서 잔머리 굴리는 것이 설령 눈에 보일망정, 너 그렇게 어려 우냐, 통장번호 불러라할 것이지만, 융통성이라고는 없다. 가진 자들 꽉 막히고 쪼잔 한 줄 진즉에 알고 있지만, 미치고 팔딱 뛰는 것이, 넉넉하게 원조해주면 빛도 좀 값 고 베푼 만큼 동생이 구질 치 않게 살터인 즉, 산더미 같이 많은 돈 제명에다 못 쓰고 죽을 고루한 짓만 골라서 하니까 못내 서운하다.
“신은 무진장의 부자다. 신은 무진장의 보고다. 신은 보편적 존재다. 그 때문에 당신은 무진장의 부의 바다에서 호흡하고 있는 해면체동물과 같은 것이다. 필요한 모든 것은 당신자신이 그것을 가로막지만 않으면 자연히 당신의 필요에 응해서 들어오게 돼 있는 것이다. 좀 더 당신은 받아들이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당신이 바른 목적에 그리고 바른 사랑을 실행하기 위해서 부를 쓰려고 생각한다면 결코 부는 줄어들지 않고 쓰면 쓸수록 어디에선가 흘러들어 와서 무한하게 늘어나는 것이다.”
풀이하면 대충 이런 것이다. 애국지사유족 어르신10여명을 타국에서 독립운동을 한 역사적인장소를 찾아가보는 여행을 군청에서 시켜줄라고 꾸리고 있다. 예산부족분 기 백 만원을 충당하기 위하여 간직한 글씨를 파는 기부금 조성특별장터라도 열겠다면, 정말 상대해서는 안 될 골 아픈 사람일까. 비유하여 씨앗은 그 생장의 필요한 요소 속에 놓여 질 때 “나는 발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그 생장을 거부하는 자유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단지 인간만이 자유를가지고 있어서 자기를 생장시키기도 하고 퇴보시키기도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