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산내들 주관, 한평공원1차 주민설명회 가져
작성일: 2010-08-05
지난 7월 29일 저녁 7시 창남초등학교 한 강의실은 인근에 사는 마을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푸른산내들이 주관한 한평공원 사업 1차 주민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일흔이 넘으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어려운 걸음을 해주셨다.
어떤 분은 쉼터 하나 제대로 없는 마을에 나무 그늘과 평상이 생긴다는 기대로, 어떤 분은 아이들이 오가다가 안전하게 잠깐 쉬었다 갈 수 있는 놀이공간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셨고 반면, 어떤 분은 현재 채마밭으로 쓰고 있는 자투리땅에 한평공원이 생기면 기르고 있던 옥수수랑 채소를 어쩌란 말인가 걱정이 돼서 오시고, 어떤 분은 마땅히 주차 공간이 없어 집 앞 빈 자투리땅에 늘 차를 대왔는데 한평공원이란 것이 들어서면 요긴하게 쓰고 있는 주차 공간마저 사라질까 걱정이 돼서 오신 분도 계셨다.
푸른산내들이 지난 해 제안한 한평공원 사업이 올해 거창군의 ‘자투리땅을 활용한 소규모 공원 조성 사업’으로 채택되었다.
푸른산내들은 이런 일에 좀 더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한평공원 사업을 시작해 자투리땅이 가진 지역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누구보다 먼저 발견하고 확산시킨 서울 연고의 시민단체, 도시연대의 멘토링을 받아 사업의 성격과 방향을 재점검하는 계기를 가졌다.
또 한편으로는 7월부터 거창군과 계약을 맺고 사업 착수에 들어간 부산 소재 건축 전문가 및 업체들과도 긴밀히 협력하는 가운데 지역 주민을 만나는 일을 시민단체의 역할로 자임하며 앞장서고 있다. 그 누구보다 자투리땅 근처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의 목소리와 바람이 가장 잘 반영된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가능한 많은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듣기 위해 주민설명회 이전부터 주민 면담을 지속해왔다.
주민 면담 결과, 더위를 피해 집밖으로 나와 보지만 막상 엉덩이 붙이고 앉을 곳이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 그러던 중에 한평공원 사업의 취지를 들으신 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반색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자투리땅을 밭이나 주차 공간 등 개인적인 용도로 활용하고 계신 분들에겐 조금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주민설명회는 그런 상충하는 이해가 주민들 안에서 의논되고 합의에 이르는 자리였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참신한 발상의 공원이 3D로 시연되는 모습에 흡족해 하신 많은 분들이 우리 마을에 저런 공원이 생기기만 한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자, 주차 문제를 걱정하던 분들도 한 발 양보하셔서 주민간에 갈등 없이 합의점에 이를 수 있었다. 1차 주민설명회를 통해 수렴된 요구를 토대로 하나의 디자인이 채택되고, 이를 발전시킨 설계 도면이 오는 8월 19일 2차 주민설명회를 통해 발표되면 주민들에 의해 최종 디자인이 확정될 예정이다.
푸른산내들은 지금까지 대평리 이장님 외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던 것처럼 앞으로 시공 및 관리 단계에서도 주민들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돌봐주신다면 그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동네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며 대평리 주민들의 지속적인 동참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주민들의 요구를 가장 우선시하며, 주민들의 협력하에 진행되는 이런 생활 밀착형 사업들이 점차 늘어나면 보여주기식 거대 토목 사업의 자리를 대신하면서, 주민이 거창군 행정의 중심에 서는 날도 멀지 않으리란 기대를 낳고 있다. 주변의 자투리땅이 주민들의 쉼터나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생되기를 희망하는 분들은 특히, 판에 박힌 듯 똑 같은 모양의 공원은 지양하는 분들이라면, 지역 환경단체인 푸른산내들에 연락해서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우선, 8월 19일 저녁 7시, 창남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 교실에서 있을 2차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그 생생한 현장을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