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선행버스기사미담
작성일: 2010-10-14
「渴不飮盜泉水(갈불음도천수)」는 「아무리 목이 말라도 盜泉(도천)의 물은 마시지 않는다」는《설원》설총 편의 이야기다. 이역하면 “아무리 곤궁해도 불의의 재산은 탐내지 않는다” 는 풀이다.
공자가 어느 날 勝母(승모)라는 마을에 갔을 때, 마침 날이 저물었으나 그 마을에서는 머물지를 않았다. 또 도천의 옆을 지나갔을 때 목이 말랐으나 그곳의 샘물을 떠먹지 않았다. 그 까닭은 마을 이름이 「어미를 이긴다(勝母)」는 뜻으로, 이것은 자식으로서의 도에서 벗어난 일이며, 그와 같은 이름의 마을에 머문다는 그 자체가 이미 어머니에 대한 부도덕으로 여겼던 까닭이다. 또 도천(도적의 소굴 에 있는 우물) 이란 천한 이름을 가진 샘물을 마신다는 것은 고결한 마음을 다듬고 있는 선비에게 있어서는 매우 불명예스러운 수치로 여겼던 까닭이라고 말하고 있다.
도천은 산동성 사수현 동쪽에 있어 예부터 이러한 고사로 인해 이름이 알려져 있어 도천이라는 이름은 수치스러운 행위의 비유로 쓰인다. 《文選(문선)》에 있는 육사형의 「猛虎行(맹호행)」이란 시를 소개한다.
목이 말라도 盜處(도처)의 물을 마시지 않고 더워도 惡木(악목)의 그늘에 쉬지 않는다.
악목인들 나뭇가지가 없겠는가.
선비의 뜻을 품고 고심이 많도다.
이 또한 도적이 있는 곳의 물은 안마시고, 질이 나빠서 재목으로 쓸 수 없는 나무는 그늘에는 앉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자와 막역지간인 북상면 갈계리 중산마을에 거주하는 정동춘은 안의 향교 장의를 역임 현 성균관 전학이다. 지난여름 신병으로 대구 큰 병원에서 입원수술을 받아 병을 고치고 6월 28일 대구 발 4시 40분 거창고속 9218호 차로 돌아오는 차속에서 지갑을 분실하여 가슴 아리를 하던 차에 지갑을 찾아준 착하고 어진 마음씨를 가진 버스기사의 미담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지갑에는 제 증명과 현금370,000원과 은행통장에 일금20.000,000만원의 큰돈이 든 지갑을 주인에게 찾아준 버스기사에게 감사하는 뜻에서 본지에 알려왔다. 세상이 갈수록 각박하여 눈이 빨개서 돈이 된다면 입안의 금니 빨도 빼가려는 고약한 인심 속에서 거창고속 기사 같은 천사표도 있구나 싶어 새삼 놀라웠다.
“아무리 목이 말라도 도천의 물은 마시지 않고, 아무리 더워도 악목의 그늘에서는 쉬지 않는다”는 올바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긴 기사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견물생심이라고 필자는 수년전 실물한 5만원을 주어 공돈 생겼다고 친구들과 포장마차에서 술을 사먹고 배가아파서 치료비가 더 들었는가하면 돌려주어 이중으로 낭패를 본 일이 있다.
위의 고사와 필자의 망신살을 들어 그 버스기사를 거듭 칭찬 하고자 하는 것이다. 바라건대 거창고속 버스회사, 거창경찰서에서는 년 말에 “아무리 곤궁해도 불의의 재산은 탐내지 않는다”는 선행을 실천 하여 사회에 귀감이 된 미담의 주인공 『천사 표 거창고속 9218호 기사』에게 선행표창 상을 수상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