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뱀을 먹은 돼지
작성일: 2010-11-04
어떤 사람이 무인도를 사서 농지로 개간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섬에 처음으로 들어섰을 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이 섬은 한마디로 뱀의 천국이었습니다. 야트막한 산속은 말할 것도 없고 해변까지 징그러운 뱀들이 득실거렸습니다.
그 사람은 좋은 해결책을 생각해 냈는데, 그건 돼지 열 마리를 섬에다 풀어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곤 약 한달 뒤에 다시 섬에 돌아와 보았습니다.
그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온 섬에 뱀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고 통통하게 살이 찐 돼지들이 뱀을 다 잡아먹어 버린 것입니다.
뱀의 독니는 두꺼운 돼지의 피하 지방층을 뚫지 못했고 그 독은 돼지의 지방에 중화되어 버렸던 것입니다.
우리는 암수의 짝은 서로 음양이 화합하는 이치를 배웁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뱀과 돼지를 통해서 또 다른 면을 알게 됩니다.
자연계에는 하나가 또 다른 하나를 죽이는(相克상극)음양의 상대성도 있는 것입니다.
즉, 서로가 가지고 있는 기운이 정반대여서 한쪽이 다른 쪽의 먹이가 되는 것입니다.
돼지는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고 뱀은 뜨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그러한 반대의 기운이 돼지에게는 훌륭한 약이 된다는 것입니다. -<음양이 뭐지라?>란 책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宇(우)와 宙(주)는 음과 양으로서 서로 맞물려 우주전체가 거대한 태극을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주적 상황에서 볼 때, 시간과 공간은 둘이 아니며 하나 속에 들어있는 두 개의 얼굴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즉, 宇는 宙로 바뀔 수 있으며, 주는 우로 바뀔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공간은 시간으로, 시간은 공간으로 자기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것이며, 동시에 시간은 시간대로 장과 축이 일어나며 공간은 공간대로 확장과 수축이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주에서 한 점과 한 점을 잇는 최단거리는 시공이 혼재된 곡선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전적으로 우주자체가 太極體(태극체)이며, 그 이면에 時空(시공)이 음과 양으로 맞물려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선거하는 것이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입후보자자가 점을 치러 가면, 점쟁이가 “칠팔월 한 더위에는 물가에 가지 말라.” 는 점괘를 냅니다.
天(건강) 하늘은 높다.
水(험난) 물은 아래로 흐른다.
綠肥(녹피)에 曰(가로왈)자라고 일관성이 없이 필요에 따라 다른 이유를 댄다는 말이 되는데, 입후보자에게 당선은 좋고, 아니면 낙선은 나쁜 점괘를 비유적으로 이른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용한 점괘 같다고 한 즉, 막역지간의 후배가 형님, “젊어서 판검사 앞에 한번 안서보고, 돈 보따리 들고 도망한번 안가보고, 경찰서 구치소에 한번 안 들어가 보고, 자살 할여고 독약한번 안마셔보고, 일터를 서른 번 이상 안 옮겨보고, 이혼 한번 안 해보고, 빚이 1억 이상 안 있어보고, 가출해서 노숙자 생활 한번 안 해보고서 점이고 뭐고 인생을 논하지 말라카이소라 한다.”
“억수로 부자 집에서 태어나면 인생살이가 평탄할 것이고, 반대로 애시 당초 가난한 집에 태어나면, 가방끈도 짧고 희망이 절벽이다. 그래서 험한 길 요철(凹凸) 인생길을 걷게 될, 고통의 연속일진대 나의 업(미래에 몸과 마음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이라 여기고 즐겨야지 뾰족한 수가 있습니까,”한다.
지극히 옳은 말인 것이 “점이란, 자기가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이라고 <주역>에서 이르듯, 산전수전 세상을 달관하고 사는 것 같은 이 후배가 정말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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