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거라지 근성

작성일: 2011-04-22

거지란 남에게 빌 먹고 사는 사람들의 별명이요 걸인(乞人)이라고도 한다.
거지근성은 말하자면 공짜 밥이나 먹으러 형무소나 들랑날랑하는 사람들, 군대나 안 가려고 성한 손가락이나 자르고, 생니 빨까지 펜치(Pincers)로 뽑는 사람들, 천석꾼 부자가 놀부근성을 가지고 세금도안내고 버티며 허욕을 지기며 못된 근성을 가진 사람을 통틀어 거지근성이라고 비하하며 거지근성을 가진 군상(群像)들이라고 조소(嘲笑)를 받고 있다.
거지철학의 첫째는 자존심을 버리고 허리도 굽신굽 신해야 하고. 둘째는 일찍 일어나 부지런해야 밥그릇도 빼앗기지 않는다.
셋째는 정보에 능통하고 귀가 밝아야 잔치나 제삿날, 축일, 기일도 파악해 둬야 배를 골치도 않고 동냥하기가 수월하다. 넷째는 시간엄수를 해야 부잣집 식사 타임에 문전박대를 당하지 않고 제시시간 밥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규칙 등이다.
아담스미스의 『국부론』에 타인의 호의에 의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오로지 거지뿐이라고 했다.
거지팔자는 자본금이 필요 없는 벤처사업 같은 것이기에 내일 일어날 일에 대해 걱정이 필요 없고 오직 오늘 하루만 동냥 잘해 잘 먹고 몸 성하면 개 팔자 같은 상팔자라 생각을 한단다.
똑 북한이 무고한관광객이나 쏴죽이고, 천안함도침몰 시키고, 연평도민가에 포격을 가하고, 서울불바다 운운하며 협박공갈을 놓고 가진 야비한 깡패근성으로 얼리고 뺨치며 식량을 구걸하는 꼴이 세계서도 유례없는 대표적 거지근성이라 하겠다.
요즘 춘절기산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 산불은 천재지변자연재해는 전무하고 전부 인재로 보면 된다. 집안 쓰레기 소각, 논 두름 태우기, 담뱃불, 성묘, 불장난, 전기누전 등 노인 아이들이 저지른 실수가 태반이고, 7부 능선이상 송이 밭에서 나는 산불은 前에 송이 밭을 가져서 경험해본 처지로 보면 입찰이나 임대에 불만을 품은 자가 확 불을 싸질러버릴까 라든가 농약 근사미를 뿌려 씨를 말려버릴까라는 불만 자들의 소행이라 여긴다. 고로노파심에서 지적하는바, 산림관계부서에서는 송이채취권 허가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일깨워 주고 지도 관리에 철저를 기했으면 한다.
인근 面의 모 동리 개울 건너엔 집이 여섯 채가 있는데, 재언하지만 노인들이수거 비용을 절약하려고 잡동사니를 태우고, 가스, 전열기사용 부주의로 불을 내어 작년부터 세집이 전소했다고 한다.
지난달 말엔 가조面과 거창읍 등지에선 동시다발적으로 산불, 집 불이 나서 진화작업 하느라 군청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고, 소방지서도 산불 지원하느라, 시각을 다투는 집불 불끄기가 지연되어 관할 동리 불끄기엔 소홀점이 있었다.
설상가상 소화전이 없고 간이상수도마저 물이 적게 나와 소방호수를 연결할 처지도 못되었다니 ‘야유를 한다면 소방지서 있으나 마나이고, 좀 봐주는 말로하면, 남의 집 불 끄다가 제집 태운 꼴이라 되었다고 하겠다.’
어느 날 거지父子가 길을 걷던 중 불이 난 광경을 목격했다.
아들 왈 : 아버지! 우리는 다리 밑에 사니 불날 걱정 없으니 행복하네요. 아버지 왈 : 그래 맞다. 이게다 애비 덕이라는 걸 알기나 하냐? 우스개말이 먹혀드는 불조심의 계절이다.
거지 철학은 無所有로살기를 원하는 반면에 일하기도 원치를 않는다. 그래서 욕심 없이 살기에 탐할 것도 없고, 빼앗길 것도 없어 오늘에 만족하게 사는 거지철학 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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