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벽사부적

작성일: 2011-10-28

벽사는 인간이 사는 동안 겪는 불행한 재앙 따위를 몰아서 쫓아냄이다. 환언하여 人間史 종교적인 명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이나 풍요를 빌고 재난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뜻이다. 따라서 인간의 관심에 대상이 된 것이 요사스런 귀신을 물리치려는 벽사부적에는 질병을 쫓고, 귀신 불침, 재액소멸로 나뉜다.

예사 여러 종류의 액(厄) 이 있다. 모질고 사나운 악운에 처했을 때 이를 물리치거나 예방코자 부적을 써 붙이거나 달고 다닌다. 「동틴(動土)」즉 땅이나, 거석, 신목 따위를 잘못다루어서 물신(物神)을 화나게 했거나, 「관재(官災)구설」 즉 관청에서 비롯되는 재앙이 끼었을 땐 액을 풀려고 쓰는 비방이 ‘재액소멸부적’과 ‘신당축원’은 “천지신명이 보우하사 비명흉사악수를 소멸하고, 삼재팔난 관재구설 죄악지악 막악 지악은 다 소멸 하소사 새로 다만 만고복록 점지발원 하소사 급급여울 사바하”라고 주문을 외운다.


「삼재(三災)」라 간혹 신수나 운수에 나쁜 삼재가 들었다고 한다. 삼재는 사람에게 닥치는 세 가지 재해로 병난, 역질, 기근 또는 수재. 화재, 풍재를 말한다. 12가지로 따져, 태어난 해가 사(巳).유(酉).축(丑)년인 사람은 해(亥).자(子).축년에, 신(申).자. 진(辰)인 사람은 인(寅).묘(卯).진년에, 해.묘.미(未)년인 사람은 사.오(午). 미년에, 인.오.술(戌)인 사람은 신.유.술년에 삼재가 든다고 한다. 그래서 9년마다 삼재를 당하게 된다. 삼재가 든 첫해를 들삼재, 다음해를 누삼재, 셋째 해를 날삼재 라고 하는데 들삼재가 가장 불길하다고 한다.

삼재부적 중 많이 알려진 삼두일족응부(三頭一足 鷹符)이다. 머리가 셋인 조선전기 그림판화인데, 시대의 변천과 삼재의 악운 살이 낀 사람들의 요구수요에 따라 귀신이 얼씬도 못하게 문 위에 부적을 붙여 삼재를 물리치는 묘방이다. 여기에 매는 재앙소멸의 액막이 그림에 사용된 연원은 “옛날 중국 청대 무창 장씨집 며느리가 휘종황제의 친필 매 그림을 보고 마당에 나동그라지면서 여우의 본색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되어 매 그림이 액막이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삼두매를 흔히 세발까마귀에 비유하기도 한다. 세발까마귀는 태양신으로 비유되는데, 고구려 동명성왕이나 신라 박혁거세의 난생설은 곧 태양신 삼족오(三足烏)의 아들임을 의미한다.

고구려고분 천왕지신총 주실 天空圖를 통해서 이러한 난생신화의 비유는 잘 설명될 수 있다. 이러한 원초적인 의미들은 주로 신화적 상징 속에서 민간신앙 습속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고총의 부장품이나 벽화, 부적에 등장하는 것은 우리 삶의 원초적인 생명력에 대한 암시를 받는다.

「부부관계」와 관련된 부적은 대부분 첩과 관련되어 있다. 계첩부라 하여 첩을 떼어내는 부적이 있고, 축첩별산부와 축첩각별부라하여 첩과 이별하도록 하는 부적도 있다.

「해산」아이를 낳는 일은 ‘하늘과 맞닿는 순간’이라고 하듯이 위험과 고통이 수반된다. 그래서 혹시라도 있을 위험을 제거키 위해 부적을 사용한다.「살(煞)」은 무엇인가 알 수없는 불길한 기운을 말한다. 인간의 삶의 요소요소에 끼일 수 있는데, 부부원진살(夫婦怨瞋煞)외에 불운과 관련된 살은 39가지나 되어 인간 삶의 부정적인 요소를 타파코자 하는 삶의 방편이 미신이 아니라 문화적 신화적가치가 우리정신생활에 도움이 되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