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향리(鄕里)살인사건을 보며

작성일: 2011-11-07

근래 우리고장에서 내연관계의 40대 여인을 죽인 끔찍한 살인사건을 보면서 말쟁이들의 입질에 오르내리고 있다.

3명이나 죽게 된 이 사건이 신문방송언론매체를 타곤 전국으로 번져 世人을 깜작 놀라게 했다. 죄를 범한 당사자가 지척지간에 살고 있어 오래 동안 동고동락하며 알고 지낸 터라 평소 인사성도 바르고 다방면에 능통한 재주꾼으로 그렇게 속망(屬望)되는 사람은 아닐지라도 악인으로 보진 않았었다. 필자와는 건축 관계 일을 상의하면 답을 주곤 했었기 때문이다.

옛 속담에 인심난지수심가지(人心難知水心可知)라고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하더니 이를 비유한 것 같아 아이러닉하다. 양조장에서 주변 친구들과 죽기직전까지 막걸리를 마시며 어울렸고, 광고판에 사람이 달포 간 없어졌다는 전단이 나붓고 해도 그이를 의심해본적은 없었다.

사건의 구구한 뒷이야기야 법에서 가리면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도록 면경 알처럼 밝혀지겠지만, 왠지 지인의 죽음이 방망이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이 머리가 띵하다.

나또한 고인처럼 질 나쁜 고약한자들을 죽일 여고 작정했더라면 여러 명은 죽이고 같이 죽었을 테지만, 다행스럽게도 내 주위엔 어질고 자애로운 어머니를 위시한 동기지간 선후배 친구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큰일 낼 뻔한 사람이 바로 나였기 때문에, 나는 고인이 아무리 나쁜 짓을 했어도 좋은 머리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쓰지 않고 축첩이나 금전적 이해관계에 얽혀 악행을 저질 긴 했어도 한편 연민(憐憫)의정으로 바라보게 됨은 왜일까?

돈이 없으면 다소 구차한 면도 없지 않지만, 아예 초월(超越)하면 그로 인해 사람을 죽일 일도 없어지고 세상 살기가 편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말하자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표정에 들 나긴 별반 다름이 없이 살면 델 텐데 가진 것이 좀 있다고 우쭐 댈 것도, 없다고 추하게 비굴할 것도 없지 않은가! 밥상머리에서 누님이 이사 건을 논 하길래 누님! 친구들이 얘기해 줄 텐데 라며 말을 흐렸다.

상기 언급한바와 같이 나는 그이 보다 더할 수도 있었기에 생각도, 입에 담기도 싫었다.

살다보면 인간관계에서 각양각색의 모순을 피할 수가 없다. 그러나 도량이 넓은 사람은 남을 너그럽게 대할 줄 안다. 남에게 너그러운 것은 곧 자기를 위하는 것이고, 마음을 옹졸하게 먹으면 결국 오해와 불신이 쌓여 자신 또한 곤경에 처하리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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