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대로> 歌曲무대에서다
작성일: 2011-12-22
유년시절 6.25 전쟁을 겪은 전 후세대들은 그 난리통에 학교에서 정규 예체능교육을 이수할 수 없는 처지여서인지 요즘 신세대학생 들이나 ‘아이돌 스타(idolsta)’를 보면 지구 밖 딴 세상에서 온 사람 같은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든다.
年 前에 거창군사회복지회관 마당에서 김말봉 작사 금수현작곡의 국민가곡‘그네’란 신선한 합창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드니 음악학원 간판이 눈에 들어와 물어본즉, 거창군 평생교육 프로그램 복지회관 가곡교실의 “할아버지 할머니” 합창단이 부르는 가곡이기에 더욱 감동을 받았다. 용기를 내어 그 반에 들었다. 여기서 가곡의 운(韻)과 음(音)은 서로를 도와줌으로 한가지 기법인 일률(一律)또는 운율(韻律)과 사상(思想)감정(感情)등의 표현방법을 익혀듣기에 이르렀다.
대중가요인 유행가를 가르치고 배우는 곳은 거창군 읍면단위에서 24개 노래교실이 있으나 순수 우리가곡을 가르쳐주는 곳은 학교나 전문음악학원 외엔 복지회관 가곡반이 유일무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왜 그래서인지 하니 ‘유행가뽕짝은 흥겹고 재미난다’는 반면 ‘가곡은 재미없고 어렵다’라고, 주관부서조차도 편견을 가졌었던 것 같아 ‘그렇지 않다’라는 의도에서 붓을 들었다.
청춘소년(妙年) 때 배운 노래는 가사를 기억하는데, 그 후에 익힌 가요는 다 반 토막으로 노래방에서도 자막을 보지 않고서는 제대로 부를 수 있는 노래는 한곡이 없던 차, 이제 맘에 드는 가곡 한두곡쯤은 송년 주석에서 주저치 않고 부를 수 있는 자신감은 노년기를 맞은 내게 큰 수확임을 밝히고자 한다.
지난여름 북상면에서도 대도시 고객을 찾아가서 청정농산물판매를 위해 노래로 PR하는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북상농부 합창단”을 창단했다. 지휘자 김은애 선생님이 남성Part 수가 부족하다는 권유로 농부합창단원이 됐다. 일주일에 양쪽4일을 매미처럼 노래하자니 즐겁지만 정말 바쁘다.
북상면 농부합창단은 창단 4개월이 채 안된 초창기그룹 에 불과하지만, 지난 11월 초순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FOOD EXPO “노래하는 농부 전국경연대회”에 참가 난생 처음 높은 무대에서 진땀나는 경험과 최우수상 획득이란 기적을 일으켰다.
또 경상남도 교육청 관할 거창교육지원청, 함양교육지원청, 합천교육지원청 에서 주관하는 2011 노래하는 학교 “경남학생 합창제”에 복지회관 가곡 반이 초대받아 청춘합창단이라는 이름 下 찬조출연. 곡목 : 넬라 판타지아, 고향의 노래를 불러 청소년 학생들 게는 희망을! 주체 측 학교선생님들 게는 용기를! 내빈들 게는 노년의 향기와 저력을! 과시하여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한데 무대에 오르기에 앞서 왜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는지 당뇨병 초기증세인가 라고 걱정을 했더니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고 어르신들도 다 같이 침이 마르고 오줌이 노랗게 탄다고 했다. 늘그막에 무슨 영화(榮華)가있을까만, 거창교육문화센터 750석 대극장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자니 울렁증이 나고 오줌을 지릴 판이었다.
연습하면서 높지 않은 교단위에서의 독창도 왜 그리 떨리고 땀이 나는지 안경에 김이 서려 악보를 볼 수 없었음은 전쟁 통 학창시절 대중 앞에서 발표하는 교육이 여실히 부족했음을 실감했다.
음치를 면해 가락(加樂)과 감흥(感興)을 즐길 수 있는 가곡(歌曲)을 늘그막에서나마 접하게 된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주변 할아버지 할머니 들게 알리어 계제만 되면 노년기를 반짝반짝 광나게 살자고 권코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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