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국가보훈의 새로운 이정표 ‘선제보훈’

작성일: 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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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의 새 해가 밝았다. 지난 1월 4일 신년 벽두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가보훈처가 중점적으로 해야 할 2012년 국가보훈업무보고가 있었다. 60 갑자년 흑룡의 해로서 웅비하는 용의 기상처럼 더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가장 초석이 되어야 할 보훈의 화두로 떠오른 것은 선제보훈(先制報勳)이였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원을 우선업무로 하고 있는 국가보훈은 1961년 8월에 군사 원호청으로 창설되어 지난해 꼭 50돌을 맞았다. 2012년은 새로운 보훈 반세기를 여는 첫해로 새롭게 우리에게 다가 오고 왔다. 고구려와 발해의 고토 만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동북공정과 독도문제와 관련된 일본과의 풀리지 않은 오랜 갈등과 김정일 사후 불안한 북한 체제와 대남도발수위 문제 등등을 앞두고 한반도는 새로운 격동의 시대를 예견하는 중심에 서있다.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에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구도와 틀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에게 물질적보상과 정신적 예우에 중점을 둔 사후보상의 보훈(事後報勳)위주로 정책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국민의 호국의식을 강화하고 국민통합과 나라사랑의 안보관을 국민정신으로 자리 매김하는 새로운 보훈의 틀을 제시하려는 희망찬 보훈이 선제보훈이다. 국가보훈의 기본이념은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하고 그와 그 유가족의 영예로운 삶을 도모하며 나아가 국민의 나라사랑정신의 함양에 이바지함에 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란 대한민국이 새로운 기상으로 유지 발전되어 나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목숨까지도 내 던질 수 있는 자기희생에서 비롯된다. 나라가 없으면 나도 없다는 것은 우리가 일제 36년간의 강점기를 통하여 피 눈물 나게 느낀 역사적 사실이 아닌가. 광복 후 어려운 국난을 극복하고 불과 60여년의 짧은 기간 동안에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여 원조만을 받던 불쌍하고 가난한 나라에서 남의 나라를 지원해 주는 자랑스러운 지원국가로 바뀌었다. 그리나 아직도 국토분단으로 전쟁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고 그것은 최근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폭침과 같은 무모한 도발행위로 이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두 눈으로 보고 있고 희생자의 유족들이 흘리는 뜨거운 눈물을 지켜봐 왔다. 안타깝게도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20대에서 40대의 젊은이들은 진정한 민주주의와 자유평화의 의미를 잊고 이념적 혼란에 빠져 안보 불감증에 걸려 있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에서 지향하는 민주주의와 대한민국헌법 제1조 민주공화국에서 지향하는 민주주의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우리의 안보가 무슨 구(舊) 시대의 유물인양 아니면 국민탄압의 도구처럼 인식하고 안보현실을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마치 민주주의나 하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나 않은지 냉정히 되새겨 봐야 한다.

국가정체성의 요체인 나라사랑 정신은 국민통합을 위한 필수 요소이며 국민통합은 곧 국가수호와 직결된다. 선제보훈은 국민들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 국가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함으로써 국가수호 능력을 보다 강화 시키는 정책이다. 희망찬 새해에는 정쟁과 갈등보다는 우리의 안보상황을 두루두루 살피고 제대로 인식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할 중요한 시기다. 선제보훈의 의미가 희석되지 않고 온 국민이 동참함으로써 새로운 사회질서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踏雪夜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蹟 遂作後人程) 1948년 4월 백범 김구 선생이 남북협상을 위해 3.8선을 넘으면서 마음에 새기고 다짐하셨던 서산대사의 시다. 눈 덮인 들판을 밤중에 걸어가도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는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선제 보훈은 하나 된 국민으로 굳건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보훈50년의 새 이정표가 될 것이다.

진주보훈지청장 윤 홍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