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正月대보름날 어머님께

작성일: 2012-02-09

어머님! 오늘이 壬辰년 새해 正月대보름입니다. 寒天벽공(碧空)엔 어머님 미소같은 예쁜 달이 솟네요. 月容이 하도 곱고 붉어 어머님 얼굴같아 이첨지 고희를 넘겼으도 때때옷 고까입고 老萊子처럼 춤을 추고 싶네요. 매년 正月대보름이 도래하면 젖빛 어머님 만나는 착각에 눈물이 나네요.
雪野 영호강 둔치에선 사물패들의 징소리 북소리가 하늘을 뒤덥고 고깔모자 달집에선 연기가 공중으로 용틀림을 하며 달맞이를 가네요. 달집 주변으론 年中내내 한을 끼고사는 우리네 여인들 世短意多라 인생은 짧은데 걱정은 한이없어 出嫁한 딸자식 걱정, 병마에 시달리는 남편걱정, 노령 부모님 무병장수 바라시며 소지(燒紙)에 액을 쓰곤 흉상그려 태우면서 家內무고를 비는 孝부들의 섬섬옥수 참! 아름답습니다. 오라! 아직도 조선 정통사회 미풍양속을 지키려는 節부들의 따스한 유방속에선 仁,義,禮,智가 온천수처럼 샘솟는구나싶어 사회가 건재함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이첨지 어머님도 일제치하 모진가난 惡衣惡食에 병약한 자식위해 보름날 다리미에 달집불 담아와선 땅콩 알밤 석어꿉고 잣 추자 견과류는 피부병 부스럼에 영약(靈藥)이라 강조하며 부럼깨어 먹여주고 더위팔고 고뿔쫓아 어린새끼 건승비는 당신의 撫育之恩을 오매불망 잊을길 없사옵니다.
오늘 저기 동산위로 어머님 化身인양 연분홍빛 복사꽃으로 피어나는 달님을 향해 “擧頭望山月”이라 머리들어 달을보며 “低頭思故鄕”이라 머리숙여 고향부모 형제자매 생각하며 합장 기도드립니다. 저 광대무변한 하늘로 날으는 새무리도 “飛鳥過故鄕”이라 고향쪽 하늘로 난다함에 어머님이 살다가신 고향 하늘 쳐다보니 寒天裸木에 걸린 달이 너무도 쓸쓸하여 술한잔 부어들곤 농월(弄月)로 자위를 해보지만 이 험한세파 격랑(激浪)에 휩쓸려간 血肉들 思兄憶弟, 부모님 생각에 가슴만 메입니다.
聖書엔 하늘아랜 새것도 영원한 것도 없다했고, 佛經엔 인간세간엔 성쇠없는 것 없다 했으매 저 공중을 맴도는 뭉실뭉실한 여인네 궁둥이 같은 滿月도 달이차면 이지러지듯 세상만물이 다 세월 앞, 시간뒤에선 파괴되지 않는것 없다고 내 肉身에 파고드는 사악한 액도 번뇌도 시간이란 毒杯들곤 사라져 가라! 등불을 끄곤 달빛을 베곤 잠을 청해 晝想夜夢이라 그리운 사람, 보고싶은 얼굴을 꿈속에서나마 만나고져 하나 山中초막에 쏟아지는 달빛이 대낮같아 잠은 오질 않고 옛 생각, 온갖 잡념만 쌓이네요. 五更쯤 되었을까?
아림사 도량(道場)에선 새벽스님의 독경소리, 木魚소리, 범종소리가 “鐘破萬人愁”라 속계俗人의 수심 파괴를 하곤 나를 正覺세계로 인도하노니 세상사 고리타분한 소리, CNK 다이아몬드 깨지는 소리, 저축은행 돈 썩는 냄새, 한누리며 민주대통합 기싸움소리, MB정권下 부패한 政客들 부엉이바위서 자빠지며 천당가는 소리, 用錢如水라 남의 돈을 예사 물쓰듯 쓰곤 적반하장 큰 소리치는 “육시랄” 놈들, 反美용공 분자들의 유치한 소리들, 그런 썩고 썩은 세상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無何有之鄕에서 “나” 粗衣粗食하며 一衣一鉢로 살아도 마음에 평화있네.
한밤 松下竹林속 숙조들의 웅창자화(雄唱雌和) 알품는 소리만이 정답게 들릴뿐 모든 것이 世上태초요, 옷을 벗고 라신으로 활보를 해도 조금도 부끄럽지않은 에덴의 동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