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헌박사의 세상사(思) - 도의원님들 뭐 하세요?
작성일: 2012-02-23
<도의원님들 뭐 하세요?>
바닷가 섬지역인 남해군과 산간지역에 위치한 우리 거창군은 인문지리적 환경부터 유사한 점이 별로 없는 지역이나 요즘 몇 가지 비교되는 일이 있다.
우리 거창군은 직전 도지사를 배출한 고장이고, 남해군은 현직 도지사를 배출한 고장이다. 또, 경남도가 운영하고 있는 도립대학이 각각 소재하고 있는 고장이 거창군과 남해군이다.
거창출신이 도백을 맡고 있을 때만해도 경남도청 주변에는 거창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거창에서 왔다는 말만해도 대접(?)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거창출신 도청 직원들조차도 가급적 ‘거창출신’이라는 것을 노출시키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되어버려 권력의 무상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년전부터 거창군에서 넘겨받아 운영해오던 ‘금원산자연휴양림’도 올 들어 경남도가 관리권을 냉정하게 회수해 가버리면서 우리 거창군은 속된말로 요즘 ‘뻘쯤’해져 버린 상태다.
또, 교육도시 거창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도립 거창대학이 같은 성격의 남해대학 보다 학생이 18%나 많음에도 올해 예산은 오히려 크게 적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명백한 지역 차별까지 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보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정작 이 같은 사실을 거창출신 도의원이 아닌 다른 지역 도의원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창원시를 지역구로 한 김오영 도의원이 도지사의 편향적인 예산편성을 질타하면서 드러난 것으로, 거창출신 도백의 공백을 일부분이나마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뽑아 보낸 우리지역 도의원은 도무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군민들로서는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대목이다.
거창대학이 남해대학보다 규모가 큰데 예산은 도리어 남해대학에 더 많이 편성돼, 어떤 힘이 작용하지 않았다면 이런 편파적인 예산편성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거창의 입장을 대변, 우리 거창군민들로서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언론에 보도에 따르면 거창대학이 남해대학보다 부지는 38%, 건물 26%, 교직원 14%, 학생 수는 18% 더 높은데 2012년 예산 편성은 남해대학이 더 많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시설비의 경우 남해대 3억5000만원-거창대 0원, 재정지원 사업은 남해대 4억6900만원-거창대 2억3000만원, 신입생 유치 홍보비는 남해 4300만원-거창 700만원, 통학버스임차료 남해 4300만원-거창 0원, 학생실습용기자재 남해 3000만원-거창 0원, 초빙교원인건비 남해 3억700만원-거창 8700만원이다.
예산 편성기준에 있어 특별한 특수시책이나 특화사업이 없다면 예산규모는 당연히 규모가 큰 비율만큼 거창대학이 상당부분 많이 편성되는 것이 옳은데도 편파적인 불이익 배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처럼 거창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옛 마산 출신의 창원시 도의원이 목에 핏대를 세우고 거창을 챙기는데 반해 막상 거창출신 2명의 도의원들은 이렇다 할 입장표명이 없다.
한분은 다선으로 한때 도의회 부의장 까지 하셨던 중진이고, 또 한분은 경남의 교육 분야 살림살이를 챙기는 교육사회분과 상임위 부위원장인데도 불구하고 소관업무 조차 챙기지 못하는 것을 ‘무성의와 능력부족’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군민을 ‘호구로 보는 오만함’으로 보아야 할지? 선뜻 이해가 안 된다.
얼마 전 이 같은 차별을 참다못한 거창군의회 조선제 군의원이 거창대학의 예산편성과 금원산 자연휴양림 관리권의 경남도 이관 등에 따른 지역정서를 대변하는 내용의 질타성 5분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금원산 자연휴양림은 지난 2007년부터 거창군이 관리권을 넘겨받아 ‘숲속 작은 음악회’, ‘얼음체험 축제’ 등 4계절 볼거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등 관광자원으로서의 기능을 되살렸는데 군민의 간절한 바람과 정서를 외면한 채 올해 경남도가 관리권을 회수해 가도록 방치한 것은 경남도정에 대한 로비력과 정치력 부재가 심각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인근 군 지역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면서 군 단위 지역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2명의 도의원을 뽑아 보냈지만 한명 몫의 제 역할도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군민들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총선체제에 들어간 지역 국회의원 따라다니며 어설프게 띠우려다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도의원님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다. “수시로 변하는 공천 권력에 아부하기보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군민에게 아부 좀 해보심이 어떠실 런지요?”